내용요약 보수적 운용 ‘탓’이란 분석 지배적…시중은행 및 해외시장과 대조
2015년 1446억원서 지난해 610억원 급감

[한스경제=전근홍 기자]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국내보험사들 기술벤처 투자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철저한 보험사들이 자산 운용을 보수적으로 하는 탓에 기술벤처 투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보험사들은 지난해 총 610억원을 기술벤처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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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에 1446억원이던 투자 규모는 2016년 1138억원, 지난해 610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에는 250억원으로 이 같은 감소세가 유지될 경우 연말에도 5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보험사 자산운용 규제 완화 정책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은 IFRS17 도입을 앞두고 책임준비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큰 벤처기술투자에 집중할 자본여력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는 2014년 보험회사의 자회사 관련 자산운용 규제의 예외대상을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한국벤처투자조합·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으로 확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벤처캐피털 등 투자 자회사를 설립할 때 기존 사전신고 의무를 면제하고 보험사 투자·자산운용의 족쇄로 지적받던 사전 자산운용 한도를 폐지했다. 

보험사들의 이러한 자산 운용방식은 시중은행권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은 2015년 1024억원이던 기술벤처 투자가 지난해 1455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KEB하나은행은 한국벤처투자와 1100억원의 공동 출자를 통해 ‘모펀드’를 조성하는 등 대형 투자 사례도 나오고 있다. 

양경희 보험개발원 조사국제협력팀 팀장은 “국내보험업계도 세계 7위에 해당하는 시장규모에 맞게 자산운용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해외의 경우 직접 벤처캐피털을 세워 바이오헬스 분야의 기업들에 직접 투자를 하고 우리와 가까운 일본 대형 보험사 역시 실리콘밸리에 인슈어테크 연구소를 두고 해외 스타트업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는 점 등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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