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팽동현 기자] 스마트워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첨단 손목시계로 입지를 굳히면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삼성과 애플이 차례로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스마트 기기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이 제품들의 강화된 헬스케어 기능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가는 최근의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올해 국내 스마트워치 출하량을 전년대비 20% 증가한 75만2200대로 추산했다. 5년 후인 2023년에는 이보다 85.5% 늘어난 139만5900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는 삼성전자가 43.4%로 1위, 애플이 21.9%로 그뒤를 쫓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애플이 4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1위에 위치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핏비트(Fitbit)가 2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는 모습이다.

◆ 애플워치, 심전도 측정 기능 호평

(왼쪽부터) 애플워치4, 애플워치4 나이키플러스, 애플워치4 에르메스

애플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본사 스티브잡스극장에서 개최한 아이폰 언팩행사를 통해 ‘애플워치 시리즈4’ 출시를 발표했다. 6.5인치 대화면에 홈버튼도 없앤 ‘아이폰 XS 맥스’ 등 신규 아이폰 3종도 이날 함께 공개됐으나, 세간의 이목은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워치에 더욱 쏠리는 분위기다.

가장 호평 받은 부분은 심전도(ECG) 측정 기능 추가다. 일반적인 맥박 체크는 저가의 스마트밴드 제품들도 지원하지만, 심장질환 진단에 쓰이는 심전도 검사를 받으려면 그간 병원 등 의료 기관을 찾아야 했다. ‘애플워치4’를 차고 디지털크라운(용두)에 손가락만 갖다 대면 되며, 애플은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얻음으로써 그 신뢰도 입증을 대신했다.

낙상(fall)에 따른 위험에 대처해주는 기능도 주요 업데이트 중 하나다. 새로운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를 장착해 사용자가 넘어지는 것을 감지한다. 밑으로 떨어지는 건지, 앞으로 자빠지는 건지, 뒤로 미끄러지는 건지도 구분한다. 넘어진 사용자가 1분 내로 반응이 없으면 긴급구조 연락을 취해준다.

애플의 이번 발표는 웨어러블 기기 기반의 헬스케어 비즈니스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웰빙’을 선호하는 현대인 대다수는 물론, 고령사회가 임박한 국가들의 노약자계층에도 다양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심전도 검사 기능의 경우 국내에서는 기존 의료기기 및 원격의료 관련 규제로 인해 사용 가능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당장 ‘애플워치4’ 공식 홈페이지에도 한국 사이트에는 해당 기능에 대한 설명이 누락돼있다.

◆ 갤럭시워치, 39종 운동기록 측정 가능

(왼쪽부터) 삼성 갤럭시워치 46mm 실버, 42mm 미드나잇블랙, 42mm 로즈골드

한 달 앞서 ‘갤럭시 노트9’과 함께 출시된 ‘갤럭시 워치’ 역시 헬스케어 관련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다수의 센서를 기반으로 실시간 스트레스 관리와 보다 정교해진 수면 패턴 분석을 지원한다. 달리기, 걷기, 자전거 등 자동 감지되는 6개 종목을 포함해 총 39종의 운동 기록을 측정할 수도 있다.

이 새로운 스마트워치가 ‘갤럭시기어’, ‘기어S’에 이어 또 한 번 제품명이 변경된 것은 삼성 스마트 기기들의 ‘갤럭시’ 브랜드 통합 차원에서 취해진 조치지만, 손목시계(워치)로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는 강점을 내포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특유의 원형 베젤 디자인을 이어받았고, 초침 소리와 정각 안내음까지 더해 손목시계 느낌을 더욱 살렸다.

특히 ‘갤럭시워치’의 강점은 배터리, 즉 사용성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일반적인 사용환경에서 80시간 가까이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연속사용 시 최대 18시간이라는 ‘애플워치4’를 크게 앞선다. 이를 기반으로 ‘갤럭시워치’는 AOD(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 기능을 지원, 일반적인 손목시계처럼 화면에 항상 시간을 표시할 수 있다. ‘애플워치4’에는 이번에도 해당 기능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맥락에서 ‘갤럭시워치’로 전작과 달리 ‘삼성페이’를 쓰지 못하는 것은 국내 이용자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 중 하나다. 보다 정확하게는, 국내에서 쓰이는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의 결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애플워치’의 경우에는 ‘애플페이’ 자체의 한국 시장 진출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니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일 중 하나인 ‘카톡’ 관련해서는 양사 제품이 대비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부분 관련해 전작과 같다면, ‘애플워치4’는 카카오톡 앱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다만 그 내용을 직접 자판으로 작성할 수는 없고, 사전 정의된 메시지 중 택하거나 음성인식을 통해야 한다.

반면 ‘갤럭시워치’는 사전 정의된 메시지 선택이나 음성인식을 통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워치 화면의 자판으로 직접 메시지 내용을 작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카카오톡 앱을 정식으로 지원하지 않아, 메시지를 먼저 보낼 수는 없고 답장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현재로서는 출시 계획이 없으나, 향후 이용자 증가 추이를 확인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팽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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