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최근 영화 ‘님의 침묵’(감독 한명구) 오디션 비용 논란이 일었죠. 배우 민지혁이 지난 2일 페이스북에 후배 배우로부터 받은 ‘님의 침묵’ 오디션 관련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알려졌는데요. 배우 기획사 본부장, 제작사 실장, 모델 매니지먼트 대표, 가수 기획사 대표 등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기자A: ‘님의 침묵’ 오디션 비용 논란된 거 알아? 오디션 비용 받는 게 흔한 일이야?
배우 기획사 본부장B: 2006년부터 매니저 생활했는데, 단 한 번도 없었어. 들어본 적도 없어.
제작사 실장C: 12~13년 넘게 일하면서 한 번도 본 적 없어.
모델 매니지먼트 대표D: 엥? 그게 말이 돼? 자기네들이 가져가는 거잖아~모델계에서도 이런 일은 없어!
가수 기획사 대표E: 응 알아~ 이건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이야. 가요계에서도 오디션 보러 온 애들한테 비용을 청구하는 일은 절대 없어.
 
기자A: 한명구 감독은 오디션 비용 받는 게 일종의 관행이라는데? 해외에서는 이런 경우가 더러 있다는 군.
배우 기획사 본부장B: 자기 생각이지. 그럼 할리우드 가서 영화 찍어야지. 사례를 직접 들라고 해봐. 아마 못할걸? 영화 많이 봤나봐.
모델 매니지먼트 대표D: 할리우드는 할리우드고, 우리는 그런 시스템이 아닌데 혼자 할리우드 시스템 따르면 욕먹을 수밖에 없지.
가수 기획사 대표E: 가요계에서도 이런 경우는 전혀 없어. 관행이라고? 나는 듣도 보도 못했어.
 
기자A: 한명구 감독은 ‘5000원이면 커피 값 한잔 정도로 부담이 없지 않냐’고 하는데, 민지혁은 1년에 200~300만원도 못 버는 배우들도 많아서 부담될 수 있다고 해.
배우 기획사 본부장B: 100명한테 5000원씩만 받아도 50만원 아니야? 오디션 비용 받을 만큼 제작비가 부족한지 묻고 싶어. 50만원 없어서 영화 못 찍을 만큼 예산 부담이 크다면 찍지 말아야 되는 거 아니냐.
제작사 실장C: 그러니까. 10명만 받아도 5만원이잖아. 근데 10명만 오디션 보겠어? 다 좋은데 오디션비 받았다 치고, 그 돈을 어떻게 쓰냐 이거지.
가수 기획사 대표E: 단 돈 1000원이라도 오디션 보러 오는 애들한테 비용을 청구하는 건 말이 안 돼.
 
기자A: 배우들 프로필 컬러 인쇄비용도 만만치 않대.
배우 기획사 본부장B: 보통 이메일로 하거나 직접 방문해서 오디션 접수하면, 제작사 프로필 리스트 만들어서 보는 게 먼저야. 배우들한테 직접 프로필 가져오라고 하면 되지.
제작사 실장C: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오디션 볼 때 소속사에서 배우 프로필 다 들고 와. ‘프로필 2장 혹은 3장 첨부하세요’라고 알려주는데, 안 뽑아 오면 욕먹긴 하지.
모델 매니지먼트 대표D: 나도 오디션 진행해보니까 지원자 리스트별로 정리해서 프린트하고 종이, 인쇄 값이 꽤 들긴 하더라. 입장 차이긴 한데…. 모델들은 디자이너한테 보여줄 프로필 직접 한 부씩 만들어서 다 가져가. 큰 모델 에이전시에서 오디션 볼 때는 디자이너별로 모이는데, 회사에서 프로필을 다 만들어주지.
가수 기획사 대표E: 아무리 오디션 지원자가 많아도 프로필 인쇄 종이 값이 많이 든다고 오디션비를 청구하는 건 도통 이해를 못 하겠군.
 
기자A: 간식, 음료수, 김밥 등도 준비해 놓는다는데.
배우 기획사 본부장B: 다 필요 없어. 간혹 오디션 가면 음료나 스낵 정도 주는데 이것도 흔치 않아. 김밥까지 주는 곳도 거의 없어.
제작사 실장C: 음료, 간식 등 준비하는 거 본적 없어. 사무실에 있는 믹스커피 먹는 정도.
 
기자A: 반대로 SBS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흉부외과’ 측은 오디션 지원자 전원에 3만원씩 지급했던데.
배우 기획사 본부장B: SBS는 일산 탄현이니까 멀잖아. 3만원 금액을 떠나서 멀리까지 와준 사람들한테 고마우니까 제작비에서 탕감해서 준거지. 예전에 SBS에서 오디션비 받아본 적은 없어.
제작사 실장C: 원래 교통비나 수고비가 조금씩 나오는데, 배우들은 소속사가 있으니까 안 주는 거지. SBS에서 자체 제작하니까 줄 수 있는 거라고 봐. 가끔 주긴 해. 난 받아본 기억이 없는 거 같지만. KBS, MBC에서는 오디션비 받아본 적 전혀 없어.
모델 매니지먼트 대표D: 모델들은 오디션 보러 가도 교통비 일절 없어. 소속사가 없으면 모델 개인이 다 부담하지. 매니지먼트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비용을 모델 케어 개념으로 생각하지.
가수 기획사 대표E: 가요계도 작은 회사들 정말 많아. 지방 가서 오디션 보고 마음에 드는 애들 서울로 부르잖아? 그러면 우리가 반대로 KTX, 버스 등 교통비를 줘.
 
기자A: 캐스팅 디렉터(캐디)들이 일종의 오디션비 등 뒷돈 많이 챙기지 않나.
배우 기획사 본부장B: 매니저들이 암암리에 캐디들한테 돈을 많이 주지. 캐디들은 다들 외제차 타고 다녀~. SBS는 캐디들이 추천하는 배우 꺼리는 편이야. 캐디들이 신인배우들한테 돈 받거나 해서 문제 생긴 적이 있어서 SBS 내부 PD들이 캐스팅 디렉터 역할을 했어.
제작사 실장C: 소속사에서 캐디들 만나서 자기네들 배우 소개하고 오디션 추천해주지. 작품 캐스팅되면 ‘덕분에 잘 됐다’고 하면서 돈을 주는데 이걸 캐스팅 AP라고 해. 이것도 문제돼서 난리가 났었는데 오디션 비용을 받는 건 문제 있지.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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