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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이번주 국내 증시는 남·북 경제협력(경협) 기대와 반도체 업종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재개 전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투자 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를 상승시킬 요인으로는 밸류에이션 매력과 미국 경기 호조, 달러 강세 진정 등이 꼽힌다. 반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는 지수 하락을 이끌 수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250~2330이다. 지난 1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6% 오른 2318.15에 장을 마쳤다.

◆ 남·북 정상회담 성과에 주목

전문가들은 북한 관련 사안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오는 18~20일에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정상회담)이 평양에서 개최된다. 정부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 총수들에게 정상회담 동행을 요청하며 경협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정부의 요청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총수들의 참석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경협이 속도를 낼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지만 유엔(UN)과 미국의 대북 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이 경협을 서두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양국의 비핵화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핵 신고’ 등 비핵화 초기 조치에 대한 의지를 확인해야 하는 셈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상회담에 기업들이 동행하면서 경협 논의가 구체화될 예정”이라며 “다만 ‘핵 신고’를 시작으로 하는 비핵화 절차 개시 전 대북 제재 완화가 어려워 경협 구체화에 대한 기대감으로만 해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회담과 함께 오는 18일부터 제73차 유엔총회가 개최된다. 각국 정상이나 장관급 인사들이 기조연설에 나서는 일반 토의(General Debate)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린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진행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합의 사항 도출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27일에는 한국 연설이, 29일에는 북한 연설이 예정돼있다.

◆ 코스피 방향성 결정하는 IT 업종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상승하려면 정보기술(IT) 업종 특히 반도체주가 반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IT업종은 전체 시가총액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반도체주로 분류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비중 합계는 23.5%에 달해 사실상 두 종목이 코스피의 4분의 1을 책임진다.

실제 모건 스탠리에 이어 골드만삭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지난주 초반 반도체주의 약세가 두드러졌고 코스피 역시 23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 헤지펀드 아팔루사 매니지먼트가 13일(현지시간) 반도체 수요가 긍정적이라는 전망을 내놓자 이튿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각각 4.09%, 4.30% 급등했다. 코스피 또한 전날보다 1.4%나 상승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후 IT업종의 이익 상승 동력(모멘텀)이 국내 증시를 견인하고 있는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하반기 IT 업종의 업황 둔화에 따른 이익 추정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면 코스피가 횡보 장세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반도체 업종에서 계절성·환율 등의 호재가 하반기 가격 약세라는 악재에 묻힐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가 멈춰있는 한 지수 반등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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