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상장도 안 했는데 방탄소년단의 활동은 주식 투자자들의 귀를 쫑긋하게 한다. 소위 '방탄 관련주'라 이야기되는 종목들 때문이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2년 연속 수상하고, 앨범을 빌보드 메인차트 정상에 두 번이나 안착시키면서 방탄소년단은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이 밴드'로 떠올랐다. 지난 달 말 발표한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結) '앤서''는 한국과 미국에 이어 일본 오리콘 주간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3국을 정복했다. 아이돌 그룹이 아이들에게만 중요하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방탄소년단의 파워를 실감케 하는 종목들엔 무엇이 있을까.

■ '방탄 관련주'의 대표 넷마블

넷마블과 대성파인텍은 대표적인 '방탄 관련주'로 꼽힌다. 이 두 회사들이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지분과 직접적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2분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7%를 2014억 원 정도에 사들였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에 이은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여기에 넷마블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월드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게임즈의 방준혁 의장은 방시혁 대표의 친척 형이라 많은 이들은 이 두 회사의 관계를 '혈맹'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외에 넷마블이 대주주인 와이제이엠게임즈,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약 11% 보유한 LB인베스트먼트의 관계사인 엘비세미콘도 '방탄 관련주'들로 꼽힌다.

■ 방탄소년단 음반·음원은 누가 유통할까

방탄소년단은 지난 달 말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결(結) '앤서''로 190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1999년 이후 국내 음반 시장에서 월간 최고 기록이다. 아이리버는 방탄소년단의 이 앨범을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음원 유통도 담당하고 있어 '방탄 수혜주'로 꼽힌다. 10일 종가 8690원을 기록한 아이리버는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 발매를 앞뒀던 지난 달 말 9주가를 9500원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배용준의 소속사로 유명한 키이스트 역시 방탄소년단 하면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종목 가운데 하나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해 디지털 어드벤처라는 회사와 일본에서의 매니지먼트 전속계약을 맺었는데, 이 디지털 어드벤처가 키이스트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지난 달 초까지만 해도 2000원 대 중반이었던 키이스트의 주가는 지난 달 말부터 급격히 상승하며 지난 4일엔 4000원대까지 돌파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신보가 발매된 지난 달 24일에는 전일 대비 15.63% 상승한 3625원에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LG전자의 Q7 방탄소년단 에디션

■ 방탄 모신 기업들, 수혜 효과 기대

방탄소년단을 스마트폰 모델로 하고 있는 LG전자는 방탄소년단 연계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콘서트장 주변에서 LG전자 제품을 통해 방탄소년단과 관련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BTS 스튜디오'를 운영했다. 현장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의 미공개 광고 촬영 사진, 멤버들이 LG G7 씽큐로 직접 찍은 영상, 광고 촬영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오클랜드, 시카고, 뉴욕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공연에서도 이 같은 체험 부스를 운영한다.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로고와 멤버들의 사진 및 목소리 등 콘텐츠가 담긴 Q7 에디션을 공개하며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해 이맘때 4000원대 초반 언저리에서 거래되던 지엠피는 계열사인 VT코스메틱과 방탄소년단의 컬래버레이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1일 현재 전 일 종가는 9920원이며, 지난 5일과 7일에는 주가 1만 원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VT코스메틱은 지난 해 방탄소년단을 전속 모델로 기용했으며, 지난 1일부터 방탄소년단이 출연하는 광고를 중국, 태국, 베트남,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온에어시키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투자증권 유성만 연구원은 "이 달 중순부터 VT코스메틱과 방탄소년단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출시된다"며 "그렇게 되면 VT코스메틱은 진정한 '방탄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LG전자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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