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포스코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정부 '최정우 회장 방북 명단 포함'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포스코 수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포스코 회장이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권오준 전 회장이 연달아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으며 "현 정권과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라는 이야기까지 들렸던 포스코가 수장 교체 이후 문재인 정부와 '하모니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힘을 실어줬고, 정부 역시 남북 사업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최 회장을 방북 명단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17일 포스코 관계자에 따르면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명단에 포함된 최 회장은 북한을 찾아 포스코가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날 최 회장은 방북 소감에 대해 "우리 산업과 비교해 다른 점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고 오겠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권오준 전 회장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 포스코, 文 정부와 보이지 않는 갈등…권 전 회장, 해외 순방길 모두 제외

최정우 회장이 제9대 포스코 회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포스코는 현 정부에 '눈엣가시'나 다름없었다. 

권 전 회장은 무혐의로 결론이 났지만,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고, 포스코 회장 취임 당시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뒷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적폐 청산'을 기조로 한 문재인 정부와 상극이나 다름없었다.  

자연스럽게 권 전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네 차례 해외 순방길에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6월과 11월에 진행된 미국-인도네시아 경제사절단에 참가 신청을 했지만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에 있었던 중국-베트남 순방길에는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권 전 회장이 역대 최대 경제인단 규모를 자랑했던 중국 순방길에도 제외되자 '권 회장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장 교체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문제라 뭐라 말할 수 없다"면서 "(대외적으로)언급하지 못하는 이야기(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권 회장이 현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며 "포스코 수장을 교체하는 BH(청와대)의 시그널(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업계 우려의 목소리는 현실이 됐다. 권 전 회장은 지난 4월 18일 임기를 2년 남기고 사임을 결정했다. 

권 전 회장은 "포스코의 새로운 100년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변화가 필요한데 최고경영자(CEO) 변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저보다 열정적이고 능력 있는 젊은 인물에게 회사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포스코 측은 "권 회장의 사퇴 의사 표명에 정치권의 압력설은 전혀 관련 없다"고 강조했지만, 당시 업계 안팎에선 권 회장의 사임이 현 정부와 보이지 않는 갈등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현 정부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 '외압설' 꼬리표 뗀 최정우 회장, 文 정부와 호흡

정치적 외압설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포스코는 수장 교체와 함께 현 정부와 함께 호흡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27일 제9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사내외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직급, 보고 체계를 단순화하는 등 크고 작은 개혁을 진행하며 '100년 포스코'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45조원을 투자하고 2만명을 고용할 계획이다'이라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일자리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 정부와 발을 맞추게 됐다.

'외압설' 꼬리표를 뗀 포스코가 문재인 정권의 기조에 발을 맞추자 정부 역시 북한 순방길에 최 회장을 포함시키며 화답했다. 문재인 정권 이후 처음으로 포스코 수장이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특히, 이번 경제사절단 구성은 대한상의가 아닌 청와대가 직접 맡았다는 점과 최 회장이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TF를 구성할 정도로 대북 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 이후 처음으로 경제사절단에 회장님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며 "북한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회가 생겼다는 측면에서 나쁠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투자, 고용 등에서 정부 기조에 잘 맞춰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는 남북 경협사업 확대에 대비해 주요 그룹사(포스코대우, 포스코건설, 포스코켐텍 등)가 참여하는 '대북사업 TF팀'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남·북·미관계 등 정세 변화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수요자 입장에서 원료 등 자원 수입을 검토하고, 철도·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 참여해 장기적으로 한반도 철강산업 재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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