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LG, 프리미엄 가전 제품군 강화...성능에 디자인까지 '프리미엄'
'가성비' 중국산 제품 인기도 꾸준...상반기 직구 크게 늘어
삼성전자가 폴란드 바르샤바에 지난해 개설한 최고급 빌트인 제품 쇼룸 '쿡 스토리 바이 삼성'의 내부전경. /사진=삼성전자

[한스경제 허지은 기자] 가전시장에 제품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가전업계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군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이와 정 반대에 놓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3분기 가전시장은 전기 대비 부진한 흐름이 예상되지만 생활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두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일러와 의류 건조기, 로봇 청소기, 상중심 무선 청소기 등 기존 제품에 기술력이 접목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 프리미엄 가전, 디자인에 성능까지 본다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선 높은 성능은 물론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겸비한 제품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강남 냉장고’로 주목받은 이탈리아 가전 ‘스메그(SMEG)’가 대표적이다. 스메그는 1948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주방 가전 업체로 품질은 물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스메그의 대표 제품인 ‘FAB28’은 용량이 276L에 불과한 원도어 냉장고지만 가격은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2013년부터 2도어 냉장고 라인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가전 스메그(SMEG)의 다양한 생활가전.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국내 시장에서 수요가 높다./사진=스메그

무선 청소기계의 새바람을 일으킨 ‘다이슨(Dyson)’의 인기도 같은 맥락에 놓여있다. 세련된디자인과 선이 없는 편리함으로 국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이슨의 대표 청소기인 ‘싸이클론 V10 카본 파이버’의 가격은 109만원. 무선청소기 치고 적잖은 가격이지만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시장에서 90%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가전업계에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프리미엄 제품군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초대형 디스플레이 ‘더월(The Wall)’과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비롯해 LG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인 ‘LG시그니쳐’, 다이슨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무선청소기 ‘코드제로A9’ 등은 모두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다이슨 무선청소기 '싸이클론 V10 카본 파이버'./사진=다이슨

성능에 디자인까지 결합된 프리미엄 라인의 인기는 SNS의 발달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제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증가가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디자인적 요소는 가구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의 선택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SNS 활용 빈도가 높은 젊은 세대에서 소비문화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가성비 가전, 중국계 가전 ‘직구’ 꾸준

가성비 가전에서는 중국산 가전제품이 압도적 우위를 점한다.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에서 최근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로 도약한 ‘화웨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들 브랜드의 제품을 해외직구(소비자의 해외 직접 구매)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직구 중 중국산 전자제품 직구는 88만2000건으로 이미 지난해 직구 규모(88만건)를 넘어섰다. 올 하반기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와 연말 특수를 감안하면 해외직구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 로봇청소기(Mi Robot)은 30만원대의 가격으로 가성비 제품을 찾는 '직구족'의 사랑을 받고 있다./사진=샤오미

특히 중국산 무선진공청소기는 1년새 수입 건수가 8배 이상 늘었고 공기청정기도 2배 이상 늘며 직구족(族)으로부터 높은 사랑을 받았다. 샤오미 로봇청소기 ‘Qoo10’, 공기청정기 ‘미에어(Mi Air)’ 등의 가격은 20~40만원대로 국내 제품보다 최대 절반 가까이 저렴하다. 온라인에서 중국 브랜드제품의 수입이 크게 늘면서 다나와에 따르면 올 1월에서 7월까지 온라인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은 45%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계는 OLED TV와 스타일러, 의류건조기, 스틱 청소기, 로봇 등 프리미엄 가전군을 강화하는 추세다. 달라진 라이프스타일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당연한 결과일 것”이라며 “2019년 가전시장에선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점하는 기업이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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