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퍼스트레이디 대동, 예포 발사 '최초'...평양 방문 생중계도 이례적
평양 시민, 처음으로 인공기·한반도기 함께 흔들어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11년 만에 다시 만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리설주 여사를 대동해 직접 영접에 나섰으며 평양 순안공항을 가득 메운 수천 여명의 평양 시민들은 처음으로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함께 흔들었다.

문 대통령이 18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세 번째로 평양을 방문한 가운데 북한의 예우에 ‘이례적’, ‘역대 최대 예우’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공항에서 직접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통상 국가수반을 맞이할 때 정상이 공항에 직접 나가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 퍼스트레이디가 영접을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평양 시민들은 이례적으로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함께 흔들었다./사진=연합뉴스
순안공항에 펼쳐진 인공기와 한반도기는 달라진 남북 관계를 상징하는 듯 했다./사진=연합뉴스

그간 남북 정상회담에서 생략됐던 예포 발사 역시 이번 방북에서 처음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북한군의 공동 사열을 받았다. 북한군 의장대는 문 대통령에 ‘대통령 각하’라는 표현으로 최대 예우를 갖췄다. 퍼스트레이디 동반과 예포 발사는 북한이 최대 예우를 보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양 시민들이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함께 흔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꽃다발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린 것도 이례적이라는 해석이다.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방북 당시에도 평양 시민들이 꽃다발을 흔들긴 했지만 이번 방북이 당시보다 훨씬 밝은 분위기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달라진 분위기는 김 위원장의 표정에서도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보자마자 환한 미소로 환대했고 악수에 이어 포옹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지난 4월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과의 만남 당시 다소 긴장한 표정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리설주 여사를 대동하고 평양 순안공항에 문 대통령 내외를 직접 맞이하러 나왔다./사진=ytn

문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이 생중계된 점도 이례적이다. 이날 평양 순안공항에 문 대통령을 태운 공군 1호기가 도착하고 김 위원장과 만난 뒤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생중계됐다. 북한 조선중앙TV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다만 조선중앙TV는 해당 과정을 북한에 생중계하지 않고 녹화중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판문점을 방문한 김 위원장은 “가을에 평양에 오시면 대통령 내외분을 잘 맞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의 첫 발을 뗀 순안공항에서 북한이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며 남북 관계 진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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