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팽동현 기자] 올해는 모바일 RPG(롤플레잉게임)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출시된 ‘리니지M’이 시장에서 선두를 고수하는 가운데, 연초부터 ‘야생의 땅: 듀랑고’, ‘검은사막 모바일’, ‘라그나로크M’ 등 대작들이 연이어 쏟아진 덕분이다. 19일 현재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매출 상위 게임 10개 중 7개가 RPG로 분류된다.

앱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조사 결과, 올 상반기에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모바일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으로, 상반기 매출이 4000억원을 웃돌았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은 2월 말에 출시됐음에도 2위에 올랐다. ‘리니지M’과 ‘검은사막 모바일’은 국내를 넘어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에서도 선두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어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세븐나이츠’도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하면서 RPG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올 상반기 전체 모바일게임 매출의 70% 이상이 RPG 장르에서 창출된 것이다. RPG는 아니지만 출시된 지 4년이 넘은 넷마블 ‘모두의 마블’이 여전히 4위에 자리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렇듯 모바일 RPG가 수년째 강세를 보이는 데는 게임사와 이용자 모두가 찾고 있기 때문이다. ‘큰물’에서 ‘대박’을 노릴 수 있는 게임사들로서는 판호 및 정부규제로 수출길이 막힌 중국 외에도 일본이나 중화권 역시 RPG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또한, 컴투스가 최근 개최한 스토리 공모전 ‘글로벌 게임문학상 2018’에서 게임 장르로는 RPG가 30%, 작품 세계관으로는 판타지가 71%로 가장 많이 선택됐다는 점은 이용자들의 시각을 보여준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혼자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간 소원했던 형제나 사촌이 무슨 게임 하는지 알아보고 같이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왕좌의 게임 ‘리니지M’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국산 MMORPG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고 20년 동안 PC방 게임순위 상위에 머무르고 있는 PC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직계 후손이다. 원작 게임의 핵심요소를 모바일로 구현, 혈맹과 대규모 사낭 및 공성전 등을 그대로 담아냈다. 게임 내 모든 사냥터가 개방된 오픈월드 형식을 취했고, 시대의 변화와 모바일 플랫폼에 맞춰 비주얼을 강화하면서도 원작의 느낌을 충실히 재현했다.

‘리니지M’은 두 번째 에피소드 ‘더 라스타바드(THE LASTAVARD)’를 오는 28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신규 클래스 ‘투사’와 함께 신서버가 추가되고, 대규모 월드 전장 ‘라스타바드’도 생긴다. ‘투사’는 원작 리니지의 용기사를 토대로 하지만 상당부분 변경될 전망이며, 월드 전장 ‘라스타바드’에서는 각 월드(10개 서버)의 이용자가 한데 모여 전투를 즐길 수 있다.

NC '리니지M' 게임 화면

◆ 나만의 판타지 라이프 ‘검은사막 모바일’

펄어비스는 지난 2014년 정통 MMORPG ‘검은사막’을 선보이면서 국산 오픈월드 게임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았다. 이를 계승한 ‘검은사막 모바일’은 별도 퍼블리셔 없이 개발사인 펄어비스에서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고품질의 그래픽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기반으로 판타지 세계에서 자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이 작품의 매력이 있다. 지난달 29일 출시된 대만에서는 사전예약자 279만명이라는 대만 최고 기록을 세웠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이달 초 ‘개발자의 편지’를 통해 대규모 업데이트 정보를 공개했다. 원작 ‘검은사막’에 없던 새로운 시스템인 ‘월드경영’은 기존 ‘영지’를 확대해 생활 콘텐츠의 자유도를 높여주며, 신규지역 ‘사막’에서는 RvR(진영 간 전투) 콘텐츠도 추가될 전망이다. 원작의 ‘각성’ 시스템은 ‘전직’으로 새롭게 도입되고, ‘가문’ 관련 다양한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펄어비스 '검은사막모바일' 게임 화면

◆ 떠오르는 신작 ‘에픽세븐’

지난달 말 출시된 ‘에픽세븐’은 스마일게이트의 야심작으로,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이 게임은 2D임에도 ‘풀 프레임 애니메이션’으로 고유의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준다. ‘창세기전’, ‘테일즈위버’ 등에 참여한 바 있는 작가진이 구성한 스토리, 자체 게임엔진을 기반으로 이룬 최적화 등도 특징이다.

‘에픽세븐’은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3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 출시일에 서버 상태가 좋지 않았고, 곧이어 게임 내 버그가 발견됐으며, 아이템 명칭 관련 이슈도 불거지는 등 운영 측면에서 잡음이 일었음에도 고공행진 중이다. 향후 운영이 지속적으로 안정화되면 콘텐츠 업데이트에 따라 더 높은 순위도 기대해볼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게임 화면

◆ 16년 만에 돌아온 추억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2000년대 MMORPG 이용자들에게 추억의 이름 중 하나다. ‘라그나로크’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그동안 몇몇 작품이 나왔지만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진 못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국내 출시된 ‘라그나로크M’은 원작 특유의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감성을 더해, 추억을 살리면서 새로운 이용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중국게임사에서 개발했으며, 국내 서비스는 원작 게임사였던 그라비티가 맡는다.

그라비티에 따르면 ‘라그나로크M’에서는 최근 코스튬 이벤트가 호응을 얻고 있다. 각 이용자의 플레이 노력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는 게임 자체의 밸런스를 바탕으로, 한정판 코스튬과 그에 부여되는 추가 옵션이 이용자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두근두근 캠퍼스’ 테마의 신규 ‘매직 크리에이터 연’을 공개했다.

그라비티 '라그나로크M' 게임 화면

팽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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