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대그룹 총수 중 ‘막내’ 구광모 회장
방북 이후 그룹 경영 존재감 나타낼까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평양 목란관에서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환영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겐 모든게 처음이었다. 18일부터 2박 3일간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일정에서 특별수행원으로 참가한 구 회장은 처음으로 평양 땅을 밟았고 그룹 총수로서도 사실상 ‘데뷔전’을 치렀다. 다소 긴장한 표정이 포착되기도 했으나 평소 성격답게 담담하고 차분하게 공식 일정을 수행했다는 평이 나온다.

2박 3일 일정의 첫날,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이에 앉은 구 회장은 허리를 꼿꼿이 편 채 카메라 렌즈를 응시했다. 평양에 두 번째 방문인 최 회장이 식탁 위 책자를 살펴보는 여유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두 ‘형님’ 사이에서 군기가 바짝 들어간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구 회장은 이번 방북 일정에서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한 뒤 양묘장 112호 등 사업장을 둘러보며 일정을 소화했다. 양묘장은 북한이 묘목을 양성하는 곳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사업으로 주력하는 산림녹화정책의 핵심 사업장이다. 북측 핵심 사업을 둘러보며 향후 북한과의 교류를 늘려갈 포석을 마련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찾은 최태원(오른쪽부터)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1978년생으로 올해 만 40세인 구 회장은 지난 6월부터 LG그룹을 이끌어왔다. 구본무 선대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구 회장은 그동안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그룹 내부 안정에 주력해왔다. 별도의 취임식도 갖지 않았다. 그룹 내 리더십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서였다.

실제로 구 회장은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로 직원들 사이에서 소탈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 상무 재직 시절에는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프로야구 관람을 다니기도 했으며 직원식당에서 자주 포착되며 소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방북 이후 본격적인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그룹 내 혁신을 강조한 구 회장이 이번엔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하며 거침없는 대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룹 고위관계자는 “특별히 남북경협에 대해 준비하고 있거나 갔다와서 발표할 것은 없을 것이다. 북에서도 적극적인 요청은 이번에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북한 현지의 상황을 한번 둘러보는 기회로 삼을 생각으로 간 것이다”고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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