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응급상황 대비…성분명 기재된 영문진단서·처방전 준비
동서방향 여행, 약물 용법·용량 조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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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추석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당뇨병 환자가 지켜야 할 주의사항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당뇨병은 혈당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하는 질환으로 해외여행 시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여행 전 준비부터 여행지에서 생활까지 일반 여행객보다 더욱 고려할 사항이 많다.

혈당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말도 통하지 않는 해외여행지에서 병원을 찾아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고경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당뇨병센터 교수는 “예기치 않은 응급상황 발생에 대비해 당뇨병환자는 당뇨병이 있다는 영어판 인식표(I have diabetes)를 항상 몸에 지니는 것이 좋다”며 “여행자 보험 가입 시에는 당뇨병도 해당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행 전 준비사항은…처방전 챙기세요

여행 일정이 결정되면 떠나기 전 담당 의료진으로부터 병명과 현재 투약하는 약품의 성분명이 기재된 영문진단서나 처방전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영문진단서에는 당뇨병뿐 아니라 동반된 다른 질환, 병용하는 약물의 성분명 리스트도 모두 적혀있는 것이 좋다. 응급상황을 대비해 여행 일정보다 여유가 있는 처방전을 준비해야 한다.

당뇨병 합병증 중 진행된 망막병증이 있어 망막 레이저 치료를 받은 경우 비행기 탑승 시 압력 차이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담당 의료진에게 항공 여행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짐을 챙길 때는 기존 복용 중인 △약물 △인슐린주사 △혈당측정기 등 관련 물품, 저혈당 대비 약품 등 평소 사용하고 있는 물품들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빠지지 않게끔 미리 꼼꼼하게 챙기도록 한다. 필요한 약품이나 물품은 여행 기간보다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약품과 당뇨병 관련 용품은 하나의 가방에 넣어 소지한 채로 기내에 탑승할 수 있다. 이는 짐의 파손이나 분실의 위험을 덜고 화물칸의 급격한 온도나 기압 변화로 인한 인슐린 주사의 변질을 막기 위함이다.

짐을 쌀 때는 여행지에서 신을 적절한 신발을 챙겨야 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발이 건조해 상처가 잘 생기기 때문이다.

평소 편하게 신던 신발을 신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많이 걷는 일정이라면 발에 생길 수 있는 물집이나 굳은살을 고려해 여분의 신발을 챙겨 번갈아 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차 있다면 인슐린 용법·용량 조절해야

시차가 없는 남북 방향으로 여행을 간다면 약물을 평소대로 복용하면 되지만 동서 방향으로 간다면 조정이 필요하다.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병환자는 동쪽으로 여행 시 하루가 짧아지게 되므로 인슐린 용량을 줄여야 한다. 서쪽 방향으로 갈 때는 반대로 하면 된다.

또한 도착한 다음날 아침부터는 우리나라에서 투약하던 것처럼 여행지 시간에 맞추면 된다.

통상 시차가 3시간 이내면 기존 약물의 용량이나 용법을 조절할 필요는 없고, 서쪽 방향으로 이동하더라도 기존 인슐린 용량을 그대로 맞은 후 출발하는 것이 좋다.

단 3시간 이상의 동쪽 방향 여행 시에는 도착 후 첫날은 짧은 하루를 보내는 만큼 기존 인슐린 용량에서 10% 줄여 주사해야 한다.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5시간 이상의 시차가 나는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담당 의료진과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다.

비행 중에는 알코올 섭취는 피하고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고 교수는 “여행지에 도착하면 낯선 음식 때문에 혈당 변화가 생길 수 있으므로 미리 현지 음식에 대한 정보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며 “혈당을 올릴 수 있는 달달한 음료나 간식 섭취도 가능하면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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