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모찌피치'라는 채널을 운영 중인 악동뮤지션 이수현.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그야말로 1인 미디어 전성시대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너나 할 것 없이 1인 미디어 시장에 뛰어들며 자신을 노출하고 어필하며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고 있다.

■게임 방송·‘여캠’에서 대체 불가 강력 플랫폼으로

유튜브와 아프리카TV가 처음부터 모두에게 인기를 끈 건 아니다. 비단 10년 전인 ‘태동기’ 때만 해도 아프리카TV는 게임 방송, ‘여캠’(여자 BJ들이 다소 선정적인 행위를 하는 것) TV 중계에 그쳤다. 뭇 BJ들은 수익으로 직결되는 별풍선을 더 얻기 위해 선을 넘은 행동을 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유튜브 역시 전성시대는 아니었다. 소수의 구독자를 위해 좋아하는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나 방송 영상을 제공하는 기능을 할 뿐이었다. 해외에 망을 갖춘 플랫폼 서비스로 국내 구독자 수는 현저히 적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이 점점 확장하고 정보화 시대로 발전하며 유튜브와 아프리카TV는 생활 밀착형 플랫폼이 됐다. 아프리카TV는 현재 월 사용자 600만 명 이상을 동원하는 대표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유튜브의 경우 월간 실 이용자 수는 18억 명에 달한다. 그 어떤 도구보다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국내 유튜브 채널은 100개에 이르며 우리 일상에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갓튜브’라는 별칭이 생겼을 정도다. 단순히 젊은 층 뿐만이 아니라 4050 이상의 세대들도 유튜브를 즐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8월 기준 국내 유튜브 어플리케이션의 월간 실 사용자수는 3093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부터 40대까지 가장 오래 사용하는 어플 역시 유튜브로 꼽혔다. 특히 10대는 112억분을 사용해 2위 카카오톡(25억분)과 4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추천영상’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추천해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스타들도 뛰어든 사업으로

유튜브에서 '뽐뽐뽐' 채널을 운영 중인 에이핑크 윤보미.

유튜브와 아프리카TV가 실생활형 플랫폼이 되며 스타들 역시 크리에이터와 BJ로 변신하는 추세다. 과거 ‘비연예인’의 위주였다면 이제는 스타들까지 발을 담그며 구독자 수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유튜브 크레에이터로 나선 스타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대표적으로 에이핑크 윤보미, 악동뮤지션 이수현은 유튜브에서 유명한 크리에이터다. 윤보미가 지난 4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 ‘뽐뽐뽐’은 5개월 만에 구독자 수 43만 명을 돌파했다.

이수현 역시 유튜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가 운영 중인 채널 ‘모찌피치’는 구독자 수 86만 명에 달한다. 뷰티 관련 영상을 주로 올리는데, 누구나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로드샵 저렴이템’부터 인생샷 여행 등을 올리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크레용팝 출신 엘린은 지난 4월 아프리카TV에 입문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8월 아프리카TV BJ 수입 순위에서 3위를 기록했다. 5개월 만에 순수익 1억 원을 돌파해 화제가 됐다. 글램 다희, 엠블랙 지오 역시 아프리카 BJ로 전향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미달이’로 유명한 아역 출신 배우 김성은과 강은비 역시 아프리카TV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일찌감치 BJ로 활동을 시작한 강은비는 한 달에 3000~5000만 원을 벌고 있다.

TV와 1인 미디어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스타들은 별다른 제약이 없는 1인 미디어를 통해 자유롭게 대중과 소통하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내세우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정해진 포맷이 아니라는 점에서 1인 미디어는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BJ로 변신한 크레용팝 출신 엘린.

■ 법적 규제 없던 유튜브, 문제 제기 목소리도

유튜브와 아프리카 등을 비롯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은 기존 방송법 규제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급변하는 방송 환경 변화에 따른 법·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며 1인 미디어 역시 법망 안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명 ‘먹방’ 영상은 1인 미디어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콘텐츠다. 그러나 비만 인구 증가로 TV나 인터넷 등을 통해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먹방 방송‘ 규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비만학회와 보건복지부는 “‘먹방’이 국민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사실 상 규제가 필요하다”며 ‘먹방’ 영상이 국민의 건강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먹방’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먹방’ 시청이 폭식 또는 비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다이어트를 하는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위해 ‘먹방’을 보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1인 미디어에 대한 적당한 규제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엄마 몰카’가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엄마의 동의를 받지 않고 엄마의 사생활을 몰래 찍은 영상이다. 구독자 수를 늘리겠다는 목적 하나로 엄마의 자는 모습, 속옷을 입는 모습 등을 무단 촬영해 올려 논란이 됐다.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위가 ‘유튜버’인만큼 규제 없는 1인 미디어의 사회적 부작용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사진=유튜브·아프리카TV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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