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자영업자 대출이 600조원 가까이 늘었다. 증가세도 커지는 추세다. 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높아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를 열고 올해 2분기말까지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했다.

올해 2분기말까지 자영업자 부채는 590조7000억원으로 전년말(549조2000억원) 대비 41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2017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과 달리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확대됐다. 올해 2분기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15.6%로 지난해(14.4%)보다 1.2%포인트 커졌다.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도 2014년말 3억원에서 올 2분기 3억5000억원까지 늘어났다.

금융권별로도 상대적으로 대출 상환 부담이 큰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비중이 확대했다. 2분기 말 은행은 407조7000억원(69%), 비은행은 183조원(31%)을 자영업자 대출로 내줬다. 은행 대출 비중이 더 높지만 증가율은 비은행이 22.2%로 은행(12.9%)보다 크다. 비은행 업권별로는 상호금융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비은행 자영업자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72.6%)도 확대했다.

업종별로는 임대업을 포함한 부동산업이 40.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소매업(13.2%), 음식숙박업(8.8%), 제조업(7.9%) 순이었다. 부동산업 대출은 2014년 이후 연평균 18.3% 늘어나며 여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자영업자 대출의 증가세는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자영업으로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오르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임대업을 위한 대출 증가도 원인으로 꼽힌다.

60대 이상의 채무자의 비중도 증가했다. 지난 2014년 20.7%였던 60대 이상 차주 비중은 올 2분기말 24.2%로 늘었다. 50대 차주는 40.2%에서 37.3%로, 40대 차주는 29%에서 27.2%로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30대 차주는 10.1%에서 11.4%로 소폭 늘었다.

한은은 자영업자 대출 신용 분포나 연체율을 봤을 때 아직까지 대출 건전성이 우려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자영업자 전체 대출 중 소득 상위 30% 이상인 고소득자와 1~3등급의 고신용 차주는 각각 75.1%, 72.8%를 차지하고 있다. 대출 연체율도 0.29%로 중소법인대출 연체율(0.64%)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반 가계대출 연체율(0.25%)보다는 소폭 높다.

자산 및 소득 대비 부채 규모가 커지고 고금리 대출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채무 상환 어려움도 커졌다.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은 27%로 2013년(24%)에 비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영업자 소득 대비 부채규모(LTI)도 지난해 189%까지 높아졌다. 이는 상용근로자(128%), 임시일용직(12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규모(DSR)도 2013년 이후 계속 상승해 지난해 42%에 달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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