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같은 날 개봉한 추석영화 3파전이 치열하다. 영화 ‘안시성’이 개봉 첫 날 1위를 차지하며 우위를 점했으나 ‘명당’과 ‘협상’이 뒤를 바짝 추격하며 팽팽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세 작품 모두 제각각 다른 매력을 지닌 만큼 관객의 선택 역시 신중할 수밖에 없다. 추석에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볼만한 영화는 어떤 작품일까? SWOT 분석을 통해 각 영화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Strength(강점), Weakness(약점), Opportunity(기회), Threat(위협)이다.

■ ‘안시성’, 전쟁 블록버스터의 카타르시스

S-중국 당나라를 상대로 안시성 전투를 승리로 이끈 양만춘 장군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여느 할리우드 전쟁 블록버스터 영화에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액션과 비주얼이 화려하다. 매 액션 장면에서 주로 사용되는 슬로우 촬영 기법이 스타일리시하다. ‘300’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의 압도적인 비주얼과 짜릿한 전투 액션이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W- ‘고구려의 위대한 승리’라는 카피처럼 전쟁의 승리만을 다룬다. 캐릭터 간의 관계나 서사가 부족하다. 오직 전투신에만 집중하다보니 입맛을 당기는 이야기가 없다. 역사적 인물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안시성의 승리만을 다룬다는 점이 약점이다.

O-출발이 좋다. 220억 원의 전쟁 블록버스터로 초반 관객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우위를 점했다. 특히 여성 관객 뿐 아니라 남성 관객에게 인기 있는 점 역시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안시성’은 남성 비중이 52%, 여성은 48%로 남성 비중이 높았다.

T-세 편이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다. 순 제작비 185억 원, 총 제작비는 220억 원이 들어간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560만 명에 달한다. ‘명당’과 ‘협상’의 두 배에 가까운 관객을 불러 모아야 본전을 찾을 수 있다.

■ ‘명당’, 한국 고유의 전통 살린 사극의 힘

S- ‘관상’ ‘궁합’을 잇는 역학 3부작 마지막 이야기 ‘명당’은 한국 고유의 멋과 풍광을 담아낸 사극이다. 풍수지리와 명당이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젊은 흥선대원군(지성)과 천채 지관 박재상(조승우)의 이야기로 흥미진진하게 담겨있다. 대한민국 방방곳곳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담아내 볼거리를 더했다.

W-영화의 색깔이 비교적 어둡다. 좋은 땅을 차지하기 위한 인간의 욕망과 권력 싸움 등을 다루는 과정에서 시종일관 무거운 톤을 유지해 지루함을 자아낸다. 또 영화의 화자 역할을 하는 조승우는 ‘타짜’ ‘내부자들’ 등 대표작에서 보여준 펄펄 뛰는 존재감에 비해 활약이 미약하다.

O-가족 관객층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사극영화다. 특히 50대 관객에게 반응이 좋다. 50대 이상 관객의 비중이 16.3%를 기록하며 ‘안시성’(15.5%)과 ‘더 넌’(4.3%), ‘협상’(12.2%)에 비해 높았다. 추석 연휴에는 부모나 자녀와 동반 관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재와 장르 면에서 다른 경쟁작보다 선택을 받을 확률이 높다.

T-공포영화 ‘더 넌’이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개봉 첫 날 2위에 오른 ‘명당’은 10만8832명을 불러 모았으나 ‘더 넌’(9만8720명)과 격차가 크지 않다. 10대 관객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더 넌’에게 추월당할 수 있다.

■ ‘협상’, 색다른 범죄드라마로 반등할까

S-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약이 두드러진 손예진과 현빈의 조합과 그 동안 한국 영화에서 시도하지 않은 이원촬영법을 기용해 신선함을 자아낸다. 협상가와 인질범의 이야기라는 소재의 차별성 역시 기존의 범죄드라마와 결을 달리한다.

W-초반부는 신선하나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빠진다. 사상 최대의 악질범 민태구(현빈)의 사연과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는데 예측 가능한 결말로 아쉬움을 자아낸다. ‘국제시장’ ‘히말라야’ 등을 연출한 JK필름 특유의 휴머니즘이 ‘협상’에도 고스란히 묻어나 팽팽한 긴장감을 무너뜨린다.

O-현빈과 손예진의 색다른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관객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전망이다. 그 동안 한 번도 악역을 한 적 없던 현빈은 처음으로 도전한 악역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전형적인 악역이 아닌 새로운 악역을 통해 보는 재미를 준다. ‘멜로 장인’인 손예진 역시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하채윤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T-같은 날 개봉한 작품 중 초반 성적이 가장 부진하다. ‘안시성’ ‘명당’ ‘더 넌’에게 밀리며 꼴찌를 기록했다. 예매율에서도 3위(14.1%)다. 1, 2위에 오른 ‘안시성’과 ‘명당’은 각각 32.2%, 27.8%를 기록했다.

사진=NEW·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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