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화학업종 ‘대장주’ LG화학이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다. 석유화학 업황 둔화 우려에도 전지 사업 부문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만 해도 LG화학 주가는 4일(39만5500원)을 제외하고 40만원을 웃돌았다. 또 같은달 29일에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44만15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3월 27일 이후 주가가 40만원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 중국 석유화학 수요 줄어드는데 공급 증가

무엇보다 LG화학 역시 석유화학 업황에 대한 우려를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국내산 석유화학 제품의 40%(간접 수출 포함)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 수요가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위안화 약세 등으로 중국 제조업체들이 원료 확보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월 중국향 석유화학 제품 수출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 줄었다.

반면 미국 천연가스 기반 에탄분해시설(ECC) 가동률이 증가하면서 공급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미국 엑손모빌 등 3개 초대형 설비 가동이 시작된 데다 올해 말부터는 롯데케미칼 등 7개의 신·증설 프로젝트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국내 시장 또한 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일제히 나프타분해시설(NCC)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LG화학의 경우 여수공장에 2조6000억원 투자해 각각 연간 80만톤(t) 규모의 납사분해설비(NCC)와 폴리올레핀(PO) 설비를 증설, 2021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나선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규모 증설 계획까지 포함하면 2023년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이 1380만톤으로 지난해 말 대비 53.2%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전지 부문이 석유화학 부진 만회

다만 전문가들은 전지사업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EV)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전지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석유화학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을 전지 부문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만회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LG화학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44만원에서 4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지 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289억원에서 2020년까지 6696억원으로 연평균 185%의 증가할 전망이다. 황성현 연구원은 “소형 전지 출하 증가와 중·대형 전지의 수익성 개선으로 전지 부문의 가파른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3분기 전지 부문이 최대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형 전지의 신제품 판매 물량이 확대되고 자동차 전지의 적자폭이 축소되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주요 메탈 가격이 안정화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전지 부문의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려 사항이던 원재료 가격 상승이 주춤하고 있다”며 “신규 수주분에 대해서는 메탈가격 연동조건을 강화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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