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교착상태 빠진 대우조선·현대중공업... 연내 타결 쉽지 않다는 관측도
사측의 희망퇴직에 반대해 12일 부분파업을 벌이고 울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 현대중공업 노조.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국내 조선 3사 중 삼성중공업이 가장 먼저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마무리한 가운데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하반기 극적인 타결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사는 지난 20일 노동자협의회와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2016년부터 미뤄온 3년치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으며 기본금 동결, 정기승급 3.3% 인상(년 1.1%)등을 합의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조선업계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심각하게 인식해 더이상 소모적인 갈등을 중지하고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데 뜻을 모아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조선업계 '빅3’인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은 모두 올해 임단협에서 난항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3사의 임단협이 추석 전에는 합의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20일 삼성중공업의 임단협이 3사 중 유일하게 추석 전에 극적으로 최종 타결됐다.

이제 시선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에게 쏠리고 있다. 일단 양사는 추석 전 합의에 사실상 실패했다. 추석 연휴가 끝난 후 관련한 움직임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노사간 의견차이가 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임단협 타결이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진=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임단협 교섭을 재개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사간 의견차이가 여전히 크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노사 자율교섭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임단협에 실질적 권한이 있는 산업은행이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임단협에 개입할 뜻이 전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 입장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임금 10% 반납을 제안해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임단협 협상이 일단 추석은 넘길 것 같다. 여전히 노사간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추석 연휴 후에 다시 움직임이 재개될 것 같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0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들리면서 노사간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상황이 비슷하다. 노사간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연내 타결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사는 지난 7월 24일에 실시된 협상을 마지막으로 협상을 재개하지 않고 않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구조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46개월째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해 일감이 바닥난 상태다. 사측은 구조조정을 실시해 유휴인력을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노조는 노동자의 희생만 강요한다며 파업을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상태인데 노사 모두 지금 상황이 지속되면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라며 추석 후 협상 재개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시기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 사측의 구조조정이 중단되지 않는 상태에서 문제를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일단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중단해야 나머지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2일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사측에 희망퇴직 중단과 무급휴업 신청 철회를 사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추후 파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언제든 다시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노사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하반기 임단협 타결을 두고 갈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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