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부, 최근 집값대책 수도권만 집중
인구과밀 문제 등 근본 원인 해결이 필요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주택매매시장’에서 수도권은 가격이 상승한 반면 지방은 주요 지역에서 하락세가 지속됐지만 정부의 ‘집값’에 대한 시선은 서울과 수도권에만 머물고 있다. 이에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발표하는 최근 대책들이 전체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당장의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은 오르고..지방은 내리고 집값 양극화

26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중산층 가구가 중간 가격의 주택구매를 위해 대출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지수화한 것)가 122.7을 기록해 지난 1분기(118.8)보다 3.9포인트 올랐다고 발표했다. 반면 전국 기준은 59.3으로 1분기에 비해 0.8포인트 떨어지며 2분기동안 하락세가 지속 중이다. 주택구입부담지수 수치가 크다는 것은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집 구매가 부담스럽다는 의미가 된다. 이와 같이 서울은 꾸준히 주택가격이 오르고 지방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 2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융안정상황’ 보고를 통해 2016년 이후 지방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조선, 해양 등의 업황부진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지역(울산, 경남, 충북 등)을 중심으로 지방의 주택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자료=한국감정원

◆서울·수도권으로만 관심 쏟는 정부

지난 21일 국토교통부는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이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 했다. ▲수도권 공공택지 확보를 통한 30만호 추가 공급 ▲신혼희망타운 조기 공급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려 넘치는 수요를 수용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담은 방안이다.

하지만 연이은 2번의 대책 발표에도 ‘지방 집값’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은 없었다. 최근 ‘이상과열’ 현상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서울·수도권의 집값에만 집중하는 정부의 대책이 미봉책 수준이며 중·장기적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집값양극화·이상과열현상의 근본 원인은 비대칭적 인구과밀현상

서울·수도권에 나타나는 이상 수요 및 집값 급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도권에 과밀화돼 균형이 무너진 인구 구조에서 발생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현재 국내 총 인구 5181만명 중 약 2280만명의 인구(서울979만명, 경기도 1301만명)가 수도권에 살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8월 13일 ‘고용동향브리프’ 자료를 통해 비수도권 지역에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출에 따른 인구감소 충격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부산과 같은 광역도시에서도 원도심 쇠퇴 및 정주여건 악화가 일어나고 청년층 유출로 인해 각 지방 도시들의 소멸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2018년 6월 기준 인구유출 등 요인에 따른 시군구별 지방소멸위험 현황으로 붉은색일수록 고위험지역임을 나타낸다./자료=한국고용정보원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의 증가문제는 1960년대부터 사회문제로 지적됐다고 한다. 정부는 1970년 4월 수도권 인구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수도권 인구 과밀집중 억제에 관한 기본 지침’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 50년이 지난 지금도 양질의 일자리와 생활 여건을 위해 지방 인구는 지속적으로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17일 ‘균형발전정책과 포용국토’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세미나에서 1000대 기업 본사의 74%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21일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며 대규모 택지 조성과 함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추진 계획을 함께 공개했다. 서울 인접 지역에 대규모 신도시 4~5곳을 조성하고 업무시설 등 도시 도시지원시설용지 확보·지자체 협업을 통한 지역전략산업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고 나선 정부의 발표가 오히려 수도권 외 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의 관심을 끌어 수도권 인구 과밀화를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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