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조승우는 데뷔 후 한 번도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적 없는 배우다. 여전히 대표작으로 불리는 ‘타짜’의 고니부터 ‘내부자들’ ‘비밀의 숲’ ‘지킬 앤 하이드’ 등 영화, 드라마, 뮤지컬을 막론하고 다방면에서 활약을 펼치며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어떤 역할이든 흡인력 있게 소화한 조승우가 추석 대목 개봉한 영화 ‘명당’에서 극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천재지관 박재상 역을 안정감 있는 연기로 표현했다.

-시나리오에 어떤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심했나.

“클래식했다. 퓨전사극 요소가 없이 전통적으로 클래식한 묵직함이 좋았다. 역할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고 정적인 캐릭터지만 흥선(지성)과 김병기(김성균) 사이에서 묵직하게 받쳐주는 역할이 매력적이었다.”

-‘명당’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는데.

“일단 세도정치의 권한과 대신들의 악행이 도를 넘어서면서 빠르고 혼란스럽게 전개되는 속도감이 마음에 들었다. 또 후반부 클라이막스로 가는 과정 역시 꽤 정교하게 다듬어졌다고 느꼈다. 박재상을 중심으로 대립되는 세력들의 캐릭터 역시 시나리오보다 잘 표현됐다.”

-박재상의 신념은 뭐라고 생각했나.

“처음에는 가족을 잃은 개인적인 복수심에서 출발했을 것이라고 봤다. 나중에 흥선을 만나 대의명분이 생긴 거다. 인생 2막이 펼쳐지는데 목적 자체가 복수심을 넘어선 사람 살리는 땅을 찾는 것이다.”

-박재상을 연기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둔 점은.

“‘힘을 빼자’가 우선이었다. 김병기나 흥선이 휘몰아치는 폭풍 같다면 나는 ‘태풍의 눈’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안은 고요하지만 겉은 난리가 난 캐릭터인 것이다. 박재상이 언뜻 보기에는 임팩트 없어 보일 수 있다. 처음부터 알고 시작했다. 감독님이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고 했다. 감독님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을 했다. 나 역시 과하지 않은 선에서 중심축이 되는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평소에도 풍수지리에 관심이 있었나.

“전혀. (웃음) 물론 캐릭터를 위해 자료는 많이 찾아봤다. 아마 책을 좀 더 깊게 팠으면 도사가 됐을 것 같다. 영화에 필요한 부분만 습득해서 공부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나도 나중에 가정이 생기면 좋은 땅에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후반부 노인 분장까지 감행했다. 힘들지 않았나.

“노인의 얼굴이 어색하지 않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돈키호테를 연기하며 분장을 해봤다. ‘명당’처럼 완전히 디테일한 분장은 아니었다. 요즘은 분장 기술이 좋아져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검버섯과 주름까지 아주 세세하게 표현하더라. 대단하다.”

-‘조승우 팬’이라고 밝힌 지성과 첫 연기 호흡을 맞췄는데.

“두 말할 것 없이 호흡이 좋았다. 지성 형은 정말 엄청난 집중력을 지닌 배우다. 현장에서 흐트러짐이 없다. 캐릭터와 영화에 대한 책임감이 상당했다. 내가 만약 감독 또는 제작을 한다면 지성 같은 배우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너무 성실하다. 될 때까지 연기한다. 마치 연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유재명 형 같은 경우는 벌써 세 번째 작품으로 만났다. 이제는 뭐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뜻이 다 통할 정도다.”

-후반부 지성과 김성균의 액션이 첨예하게 펼쳐진다. 액션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나.

“현실적인 액션은 하고 싶다. 그렇지만 액션을 위한 액션은 싫다. 액션 영화는 너무 과하게 느껴질 때가 잇다. 과장이 많은 것 같아서 출연을 꺼리게 된다. 영화 속에서는 20분을 뛰어도 숨도 안 차 보이지 않나.”

-11월 개막하는 ‘지킬 앤 하이드’로 2년 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에 서는데.

“무섭다. 추석 전에 티켓 오픈을 했다. 뮤지컬을 안 한 지 2년이 넘었다. 연습도 제대로 못한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 관객의 기대감은 상당한 것 같고. 빨리 완벽한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게 잘 갖춰야 할 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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