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와 그의 남자친구가 폭행 시비를 둘러싸고 끝없는 진실공방이 이어졌다. 지난 13일 불거진 두 사람의 폭행 시비는 서로의 목소리만 높인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채 사건의 본질을 흐려 대중의 피로도만 상승하게 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A씨는 지난 13일 오전 0시 30분경 구하라의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구하라에게 폭행당했다며 112에 신고했다. A씨는 구하라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구하라는 쌍방폭행이라며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구하라가 즉각적으로 언론에 대응하지 않은 것과 달리 A씨는 얼굴의 상처를 공개하며 인터뷰를 했다. 이에 구하라는 A씨의 폭력성을 주장하며 산부인과 1주 진단서와 정형외과 2주 통원진단서를 공개했다. 결국 A씨는 고소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에 나서며 전치 3주의 진단서를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구하라 또한 피고소인으로 경찰서에 출두했다. 조사 전 “누가 먼저 때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당당했으나 5시간의 경찰 조사 후 갑작스럽게 A씨를 향해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의문을 자아냈다. 구하라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어느 한 쪽의 잘못일 순 없다. 용서하고 싶고 용서받고 싶다”며 “존경 받을만한 분이 밝은 미래를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아직까지 A씨는 구하라의 사과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

구하라의 입장선회에 많은 네티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네티즌들은 “경찰조사에서 자신에게 불리해 먼저 화해를 요청한 것 같다”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가 뭐냐” “두 사람의 소식 더 이상 안 듣고 싶다” 등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단 구하라뿐만이 아니다. 과거와 달리 연예인들의 개인사가 언론과 SNS를 이용해 폭로전으로 치닫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방송인 엘제이(LJ)와 티아라 출신 류화영의 ‘연인 관계’ 공방전 역시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엘제이는 지난 달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류화영과 함께 찍은 사생활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엘제이와 류화영의 열애가 충분히 의심될 만한 사진이었으나 류화영 측은 “연인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엘제이는 언론매체를 통해 류화영과 2년 간 교제했다고 주장하며 “그 동안 류화영을 생각해서 친한 동생이라고 둘러대며 보호해줬는데 실망했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엘제이는 류화영, 류효영 자매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며 폭로전을 이어갔다. 이에 류화영은 엘제이와 만난 기간은 1주일 정도라고 밝히며 “폭력성과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연인사이까지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류화영은 엘제이가 가택침입을 했고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류화영과 2년 동안 열애를 한 것으로 발표하면 이 같은 행위를 멈추겠다고 협박 문자를 보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엘제이는 화영의 주장을 모두 반박했다. “데이트 폭력과 가택 침입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결과가 이렇게 된 것에 씁쓸함을 느낀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서로 득이 될 것 없는 폭로전은 엘제이가 류화영의 사진을 전부 삭제하며 일단락됐다. 엘제이와 류화영은 최근 덤덤하게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류화영은 편안한 운동복 차림으로 장난스러운 포즈를 사진을 게재했으며 엘제이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등 조카들의 사진을 올리는 등 근황을 알리고 있다.

연예인들의 소모적인 폭로전을 접하는 이는 결국 대중이다. 과거 경찰을 통해 정확한 피해 사실과 진실을 규명했던 선례와 달리 요즘은 언론과 SNS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잉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연예인들의 세세하고 무의미한 폭로전에 대중의 불신은 쌓여가고 있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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