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랜 기간 미래 환경규제 대비한 국내 조선사, 점유율 상승 가속화될 것"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수주절벽으로 인한 일감 부족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2020년부터 적용되는 환경 규제 강화에 맞춰 친환경 기술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선박 배출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 비율을 3.5%에서 0.5%로 감축하는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선박사들의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불황의 길을 걷고 있는 조선업계는 환경 규제를 피하는 동시에 효율성이 높은 선박을 무기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수주절벽으로 인한 일감 부족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2020년부터 적용되는 환경 규제 강화에 맞춰 친환경 기술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 '친환경선박 개조사업' 전년比 7배 성장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통해 '친환경선박 개조사업'에 나섰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배기가스세정장치(SOx Scrubber),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장착 등 친환경선박 개조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1월~6월) 친환경선박 개조 분야에서 지난해 수주한 1600만달러의 7배가 넘는 1억2000만달러의 수주를 달성했다. 

친환경 선박 연료유로 주목받고 있는 LNG를 적용한 선박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가스텍(Gastech) 행사에서 차세대 LNG-FSRU(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에 적용될 신개념 컴팩트 재기화시스템(new Hi-ReGAS)를 처음 공개했다.

재기화시스템은 혼합열매체를 사용하는 간접 가열 방식으로 기존 글리콜방식 대비 중량을 70톤 이상, 전력소모를 30% 이상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을 탑재한 차세대 LNG-FSRU는 연간 운영비용을 최대 65만달러까지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세계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혼합냉매방식의 LNG 완전재액화시스템(SMR·Single Mixed Re-liquefaction)도 선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6년 단일냉매방식의 완전재액화설비가 탑재된 LNG선을, 지난 2월에는 혼합냉매방식의 완전재액화설비가 탑재된 LNG선을 세계 최초로 인도하며 LNG재액화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LNG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이버 에어(SAVER Air) 개념도. /사진=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 에너지저감 장치, '최대 8% 연료 절감 효과'

삼성중공업은 에너지저감 장치를 무기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4월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인 MSC의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유럽선사인 셀시우스 탱커스(Celsius Tankers)가 발주한 LNG 선박에 '세이버 에어(SAVER Air·공기윤활시스템)'를 적용하기로 했다. 

세이버 에어는 선체 바닥 면에 공기를 분사하여 선체 표면과 바닷물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선박의 마찰저항을 감소시킴으로써 연비를 향상시키는 ESD (Energy Saving Device, 에너지 절감장치)의 일종이다.

삼성중공업은 세이버 핀(SAVER Fin), 러더 벌브(Rudder Bulb) 등 총 5종류의 ESD를 독자 기술로 개발해 실제 선박에 적용해 왔다.  최근에는 각각의 ESD를 선박 형태와 속도, 운항 지역의 파도 및 바람의 특성까지 고려해 연료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조합한 맞춤형 '삼성 ESD 패키지'를 실제 선박에 본격 적용해 선주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ESD 패키지는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 절감장치들을 시뮬레이션해 최적화된 조합을 제공함으로써 최대 8%의 연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바닷물과 공기의 흐름 제어를 통해 선박의 연료를 절감시켜 CO2(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운항 비용을 줄여주는 친환경 고효율 기술"이라며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CO2 배출량과 운항 비용을 줄이기 위한 글로벌 선사들의 고민이 깊은 가운데 최근 삼성중공업의 독보적인 연료절감 기술은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인도한 저압엔진용 완전재액화시스템 적용 LNG운반선의 운항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해양 완전재액화시스템, '연료효율 높이고, 오염물질 낮추고'

대우조선해양은 저·고압엔진용 완전재액화시스템(MRS®-F·Methane Refrigerant and Full Re-liquefaction System)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천연가스 재액화장치는 LNG운반선 운항 중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기화하는 천연가스를 재액화해 다시 화물창에 집어넣는 장치로 LNG운반선의 운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이다. MRS®-F는 저압엔진 추진 LNG운반선에 적용할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로 기존의 재액화장치에 메탄 냉매 시스템을 결합해 증발가스의 재액화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추진엔진(ME-GI)과 완전재액화시스템 FRS(Full Re-liquefaction System)가 탑재된 LNG 운반선은 기존 LNG운반선 대비 연료 효율은 약 30%가량 높아지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3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대우조선해양은 선박 추진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폐열회수장치', 선박 엔진과 연결된 추진축에 발전용 코일을 설치해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발전할 수 있는 '샤프트 제너레이터', 선박에서 배출되는 모든 하수·오물을 하나의 저장 공간에 모은 후 단계별로 정화시키는 '선박 오수 처리 장치' 등 친환경·고효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경 규제에 따른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주들의 한국 조선소의 선호 현상은 더욱 확실해질 것"이라며 "한국 조선사들은 오랜 기간 미래 환경규제에 기술개발로 대비해 왔으며 올해 들어 시작된 점유율 상승은 2020년이 다가올수록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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