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국감 화두로 떠올라...구글·페북 한국대표 증인 채택
망중립성 국감 화두로 떠올라...구글·페북 한국대표 증인 채택
  • 팽동현 기자
  • 승인 2018.09.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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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망 중립성 폐지, 국내는 망 사용료 역차별 논란
지난 19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해외 사업자에 대한 세금 부과의 문제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외 인터넷기업간 역차별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지난 19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해외 사업자에 대한 세금 부과의 문제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외 인터넷기업간 역차별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한스경제=팽동현 기자] 10월 국정감사에서 ‘망 중립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진다. 올 연말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전후로 관련 논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27일 IT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페이스북의 한국법인 대표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로부터 이번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망 사용료를 둘러싼 역차별 문제와 함께 콘텐츠업계와 통신업계 간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망 중립성은 네트워크 사업자와 정부가 인터넷상의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보고 네트워크 사용에 있어 어떠한 차별도 두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망 이용에 대한 공평한 기회 부여를 핵심으로 2000년대 세워진 이 원칙은 이후 개방형 생태계 조성과 더불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ICP(인터넷콘텐츠제공자)들의 급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 트럼프가 폐기한 망 중립성

미국 주도하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던 망 중립성이 논란거리로 바뀐 것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오바마 정부 때 확립됐던 이 원칙을 지난해 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폐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에서는 IT업계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6월 행정명령 발효를 전후로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고,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자체적으로 망중립성 관련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비단 IT업계뿐 아니라 버거킹에서도 돈을 더 내면 햄버거를 더 빨리 만들어준다는 식으로 패러디한 ‘와퍼 중립성’ 영상을 공식 유튜브에 게재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반면 통신사와 같은 ISP(인터넷서비스제공자)들은 당연히 망 중립성 원칙 폐기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통신망을 깔아놨더니 콘텐츠사업자들이 무임승차해 그 열매를 취한다면서 달갑지 않게 여겨왔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올리는 수익에 비해 세금이나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논란은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로 퍼지고 있다. 5G 구축으로 각국이 부산한 가운데 망 중립성 이슈가 수면 위로 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5G 시대에는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을 오롯이 통신사업자가 지게 된다면 결국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텐츠사업자들은 자사에 이득이 되는 망 중립성만을 지속적으로 이슈화시키는데, 그만큼 검색 중립성도 중시하면서 다루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 망 사용료 역차별 논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망 중립성은 인터넷 생태계의 기본 원칙으로 삼았고, 정부에서도 2010년대 들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현재까지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다른 점은, 국내 주요 콘텐츠사업자들은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해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네이버는 ISP 및 CDN(콘텐츠전송망) 사업자에 2016년 한 해 동안 734억원을 지불했다고 공개했다. 아프리카TV는 연매출이 1000억원이 안 되는데도 150억원을 망 사용료를 지불하며, 카카오 역시 연간 300억원 규모가 망 사용료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그간 한국 서비스를 위한 망 이용 대가를 국내기업보다 훨씬 적게 냈거나 아예 지불하지 않았다.

동영상 앱 시장에서 85%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한 유튜브가 유발하는 네트워크 트래픽은 비할 수 없는 규모일 텐데, 통신사들은 구글에 이용 대가를 요구하지 못했다. 외려 통신사들이 캐시서버 설치비용을 부담했는데, 구글에서 해외 데이터센터로 우회시키면 자사 서비스 품질만 떨어지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망 사용료 문제로 국내 동영상업체들을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통신사들의 자업자득이기도 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이러한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망 사용료 관련해 콘텐츠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최종소비자가 이동통신비를 지불하므로 이중과금이라며 반발해왔지만, 트럼프 정부가 망 중립성 원칙을 폐기하면서 이제는 역차별 문제 해결에 무게를 더욱 실을 전망이다. 학계에서는 구글의 한국시장 매출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망 중립성은 ICT 생태계가 사용자를 중심으로 건강하게 경쟁하고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라고 밝히면서도, “해외 콘텐츠제공자가 국내 콘텐츠제공자 대비 저가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결국 서비스의 질적 차이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 국내외 기업이 동일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역차별 해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