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와치] 첫 '자율 구조조정' 다이나맥, 구조조정 관전포인트
[법정관리 와치] 첫 '자율 구조조정' 다이나맥, 구조조정 관전포인트
  • 양인정 기자
  • 승인 2018.09.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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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 제조기술과 유통망을 가진 A기업은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을 상대로 워크아웃 신청을 했다. 채권단은 A기업의 실사를 위해 회계조사에 들어갔다. 실사는 한달 이상 소요됐다. 그 사이 워크아웃에 동의하지 않는 채권금융회사와 상거래 채권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A기업의 주거래 통장을 압류했다. A기업은 직원들 급여도 줄 수 없는 상황에서 회사 운영이 더 어려워졌다. 

중소, 중견 기업이 채권단에 워크아웃신청을 할 때 생기는 문제다. 일부 기업들은 워크아웃 등 채권단과 구조조정협약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동안 회사의 유동성이 떨어지고 영업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7월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utonomous Restructuring Support·ARS)’ 제도를 고안해 내놨다. 

28일 구조조정업계에 따르면 회생법원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다이나맥에 대해 이 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처음 적용한다. 

ARS는 회생신청에 돌입한 기업에 대해 본격적인 법정관리 결정인 개시결정을 미루고 그 사이 법원과 채무자 회사가 채권자와 자율협약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사례의 기업과 같이 기업워크아웃 절차를 법원 밖에서 협의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법원에 회생신청을 해 놓고 협의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 

◆ 다이나맥 어떤 절차 밟게 되나

회생법원에 따르면 법원은 우선 법원은 다이나맥에 대해 '포괄금지명령'과 '보전처분'을 내린다. 

포괄금지명령은 채권단이 회사의 자금과 자산에 대해 일체의 압류 등을 못하도록 하는 결정이고 보전처분은 회사의 자산을 유출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이다. 

법원은 포괄금지명과 보전처분을 한 후 다이나맥이 채권단과 구조조정 협의에 이를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인 워크아웃 협의와 달리 채무자회사는 강제집행에 대해 일종의 보호막 속에서 협의가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 

회생법원은 채무회사와 채권단의 구조조정 협의를 위해 개시결정을 늦춘다는 계획이다. 개시결정이 내려지면 회사의 구조조정 주도권을 법원이 가져간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다이나맥이 채권단과 충분한 구조조정 협의를 하도록 개시결정을 늦추겠다”며 “법원은 자율구조조정을 위해 최대 3개월 동안 개시결정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나맥은 이 기간 동안 자율협약(채권단100%동의)또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채권단 75%동의)절차를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자율구조조정 지원제도 절차. 자료=서울회생법원
자율구조조정 지원제도 절차. 자료=서울회생법원

◆ 자율구조조정 기간 채권단·회사 이점은?

법원이 보호막을 친 기간에 채권단은 기업가치 훼손 없이 채무자 기업에 대한 실사가 이뤄질 수 있다. 채무자 회사도 이 기간 동안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힘쓸 수 있다.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포괄금지명령을 결정하면 채무자인 회사는 대출 이자와 같은 금융비용은 지출하지 않고 매출채권을 확보해 현금 유동성이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에 투자받은 자금(DIP 파이낸싱)은 향후 회생절차가 계속되더라도 채무자 기업이 최우선으로 상환하는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투자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 구조조정 업계의 시각이다. 

채무자 회사가 채권단과 구조조정 협상에 이르면 회생신청을 취하하고 기존의 보호막(포괄금지명령, 보전처분)을 걷어내고 채권단과 협의한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된다. 

구조조조정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구조조조정 협의가 75%에 이르지 않더라도 협의에 찬성하는 채권자가 50%를 넘으면 피플랜(P-Plan)절차로 전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 플랜은 사전에 회생계획을 만들어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제도다. 일반회생절차보다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채무자 회사가 일부러 채권단의 채권행사를 모면하거나 경매와 같은 법적 절차를 지연시키기 위해 악용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 다이나맥, 구조조정 롤 모델 되나

구조조정 업계는 ARS가 기술 집약 산업에 속한 기업의 구조조정에 적합한 제도로 보고 있다. 특히 기술력은 있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는 자동차 업계가 ARS에 적합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조사위원 출신의 한 회계사는 “채무자 회사의 금융지출을 막고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M&A를 비롯한 다양한 구조조정을 시도할 수 있는 제도”라며 “정부의 기업구조조정 혁신펀드가 활성화되면 ARS가 보다 효율적인 구조조정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