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이달 18일 커피 한 잔 가격도 안 되는 보험료를 특징으로 하는 '미니 암보험'을 출시했다. 삼성생명 제공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저렴한 보험료가 강점인 미니보험 시장에 대형 보험사가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가성비를 내세워 보험에 관심이 없는 2030세대의 고객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생명은 위암, 폐암, 간암 등 발병률이 높은 암만 보장하는 대신 보험료를 확 낮춘 ‘미니 암보험’을 내놨다. 기존 암보험과 비교하면 보장범위가 좁고, 보장기간도 3년으로 짧은 차이가 있다. 

지급 보험금도 500만~1000만원 등 소액이다. 때문에 보험료 역시 저렴하다. 20세 남성이 매월 내는 보험료는 235원(가입 보험금 500만원 기준)에 불과하다. 30세는 665원, 40대도 1,585원에 그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을 원하는 젊은층을 위해 만든 실속형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미니보험은 보험료가 몇 백원 수준으로 가입 부담이 적어 소비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크다.주로 중소형 보험사가 고객 유치 차원에서 전략 상품으로 개발해 왔다.

MG손해보험이 판매 중인 월 보험료 1,500원의 운전자 보험(1년 만기), 처브라이프생명보험의 월 보험료 180원(20세 기준)짜리 유방암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가입기간이 길고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비싼 생명보험보다는 손해보험 업계에서 앞장서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미니보험 시장에 뛰어든 것은 포화상태인 보험시장에서 가입 연령층을 넓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에는 생보업계 2위인 한화생명도 ‘한화생명 영플러스 재해보험’을 출시했다. 일반재해뿐 아니라 여가활동이나 스포츠를 즐기다 부상을 입었을 때 보험금을 받는 구조로, 30세 여성이 10년간 납입한다고 가정하면 월 보험료는 1,900원(보험금 1,000만원 기준)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사의 주요 고객은 40~60대지만, 청년층을 공략해 잠재적인 주요 고객으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20ㆍ30대의 보험 가입률은 저조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20대의 생명보험 가입률은 54.3%, 30대는 66.8%다. 40ㆍ50대(74.9%)와 비교했을 때 낮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니보험이 보험사에 큰 매출을 가져다 주지는 않아도, 젊은 층을 시장으로 유인하고 다른 상품도 가입하게 만드는 ‘미끼상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보험은 통상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보험설계사를 거쳐서도 가입 가능하지만 보험료가 적은 탓에 설계사에게 돌아가는 판매 인센티브도 미미해 적극 영업에 나설 유인이 없다. 그러나 이는 ‘DIY’(Do It Yourselfㆍ스스로 하기)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과 맞아 떨어진다. 이기형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상품구조가 단순한 미니보험에 대한 젊은층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인정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