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모바일 네이버의 첫 화면. 상단에 배치된 뉴스와 실검이 개편 이후에는 없어질 전망이다.

[한스경제=팽동현 기자]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실검) 순위가 빠진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자사 포털사이트 모바일 첫 화면을 변경하기 위한 사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새로운 첫 화면은 오는 10일 연례 비즈니스 컨퍼런스인 ‘네이버 커넥트’를 통해 공개 예정이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 상단에는 기사 7개(텍스트 5, 사진 2)가 배치돼있고 그 사이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30초 단위 갱신)가 나온다. 이번 개편을 통해 구글처럼 검색창만 남겨놓고 비울 수도 있고, 날씨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만을 표출할 수도 있다. 유뷰트가 장악하고 있는 동영상 시장 공략 강화 차원에서 동영상 플랫폼을 첫 화면에 배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지난 4월 드루킹 사태로 곤란을 겪으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첫 화면에 배열하는 기사의 선정을 두고 정치적인 이슈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지난 5월 뉴스·댓글 개선책을 발표하며 개편을 추진, 최근 한성숙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부에서 이렇게 가도 되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일평균 3천만명이 이용중인 모바일 네이버에서 뉴스와 실검을 제외하는 결정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 사용자들이 다음과 네이버에서 제공해온 UX(사용자경험)에 익숙해서 구글이 유독 우리나라 포털 시장을 점령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여러 의혹과 논란을 거치면서 언론 생태계를 해친다는 비난을 받아왔고, 이에 네이버 내부적으로도 첫 화면에 뉴스를 배열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 이후에는 뉴스가 첫 화면이 아니라 그 다음 페이지에 배치되며, 알고리즘 기반의 추천 기사 또는 이용자가 선택한 언론사에서 편집한 화면이 노출될 전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모바일 첫 화면은 사용성에 중점을 두고 다양하게 테스트 중이라 확정된 것은 없고, 공개 이후에도 조금씩 바뀔 수 있다”며 “다양성을 추구하는 인터넷콘텐츠사업자로서 모바일 이용자 3천만명이 동일한 화면을 소비하는 게 과연 건강한 일인지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들의 습관에서 벗어나는 일이라 모험이라 할 수 있으나, 이제는 가야 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는 모바일 다음 개편에 대해 당장은 적용 계획이 없지만, 이용자와 언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면서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다음의 모바일 첫 화면은 알고리즘 기반으로 구성되는 사용자별 추천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팽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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