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재웅 기자] 자동차 시장도 멀티플레이어 시대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용도와 활용이 가능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400 쿠페는 대표적인 멀티플레이어다. 쿠페형 디자인과 강력한 파워트레인으로 고성능차 아우라를 뿜어내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아보면 럭셔리카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다.

E400을 타고 왕복 300km 가량을 달려봤다. 쿠페인 만큼 성능을 이끌어내는데 중점을 뒀지만, 럭셔리카의 자격에도 신경써서 살펴봤다.

◆AMG로 착각할만한 고성능

E400은 V6 3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다. 트윈터보가 달려서 최고출력 333마력에 최대토크 48.9kg·m을 발휘한다. AMG로 착각할만하다.

강력한 주행 성능을 보려면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스포츠 모드는 엔진회전수를 더 많이 돌리도록 하고,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여기에서 토크 배분을 최소화하는 등 빠른 속도를 위한 더 많은 변신을 한다.

배기음도 고성능차의 자격을 완벽하게 갖췄다. 시동을 켜는 순간 그르릉대는 소리가 귓가를 속삭여온다. 마치 한 번 달려보라고 유혹하는 느낌이다.

공식적으로 E400 쿠페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내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5초 남짓이다. 2톤에 가까운 몸무게를 가진 것 치고는 아주 빠르다.

공기저항계수도 0.27cd에 불과하다. 매끄럽게 달린다는 의미다. 전폭이 1860mm에 무게 중심도 하체에 잘 몰려있는 느낌으로, 안전한 조향감도 느낄 수 있다. 고속 안정성에도 큰 도움을 준다.

◆S클래스에 비견할 럭셔리

폭이 넓다는 것은 실내 공간이 넓다는 의미도 된다. E400은 쿠페인 만큼 사실상 2인승, 휠베이스보다는 얼마나 더 폭넓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E400 실내는 성능을 무색케 할만큼 럭셔리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당장 넓게 자리를 펴고 앉아도 넉넉한 1열 좌석과 수납공간들이 눈에 띈다.

인테리어는 E클래스보다 훨씬 고급스럽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 AMG 라인 인테리어 패키지를 적용해서다. E클래스의 중후함과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잘 조합해주는 재밌는 요소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직접 고를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밝기를 5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수십가지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겉모습은 럭셔리함을 배가한다. 얼굴은 E클래스보다 더 웅장하고 측면 라인은 스포츠카처럼 날쌔다.

특히 외장 컬러는 바라보는 사람을 황홀하게 하는 수준이다. 시승차는 에메랄드 그린. 초록색으로 보이지만, 빛이 어디서 비춰지는지에 따라 검은색으로도, 파란색으로도 보인다.

에메랄드 그린 컬러는 다양한 색깔을 뿜어내며 신비로움을 만들어준다. 김재웅기자

◆ 문 두짝, 낮은 연비…소비자 설득이 관건

고성능과 럭셔리.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보니 그만한 대가는 필요했다.

쿠페라면 불가피하게 활용성이 낮다. 2열 레그룸은 다리를 넣을 수 없을 정도, 가방을 두는 것으로 만족해야할 듯 싶다. 그나마 넓은 트렁크 공간이 넓은 편이라서 골프백을 넣는 용도로는 충분히 쓸만하다.

연비도 문제다. 성능이 높다보니 연비도 AMG 수준이다. 공인연비가 9.3km/ℓ. 실제로는 6km/ℓ 수준에 불과하다. E클래스와 비교해도 20% 이상 낮은 수치다.

대신 럭셔리 쿠페이면서도 1억원을 채 넘지 않는 가격은 E400 구매를 당기게 하는 부분이다. 최근 들어 자동차 소비자들이 연비보다는 성능과 개성에 중심을 두는 성향도 E400에게는 호재다.

김재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