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인마켓캡서 전세계 유통 코인 2004개 기록
기업 자금 조달로 ICO 각광받지만...신생 코인 투자는 신중해야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가상화폐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지만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코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거래 감소와 상장 폐지의 위험에도 시장에 유통 중인 가상화폐 종류가 2000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0일 오후 1시 현재 전세계에서 유통 중인 가상화폐는 2004개다. 올 1월초 1300여종이었던 가상화폐는 약 8개월여만에 700여종이 추가돼 2000개를 넘어섰다. 월평균 80~90여종의 가상화폐가 신규로 시장에 진출한 셈이다.

신규 코인의 빠른 증가 속도는 가상화폐 시장 불황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인 부분이다. 시가총액 1위 코인인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등 시총 상위권 가상화폐가 부진을 면치 못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가상화폐는 기반이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0일 오후 1시 현재 전세계에서 유통 중인 가상화폐는 2004개다./사진=코인마켓캡

◆ 가상화폐 ‘난립’은 ICO 때문?

불황에도 가상화폐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와 무관하지 않다. ICO가 기업의 새로운 자금 조달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신규 코인을 계속해서 발행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ICO란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와 유사한 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이다. 신규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이를 판매하고 자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은 해당 코인이 시장에 상장된 후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실제로 수많은 스타트업들은 ICO를 통해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스위스나 싱가포르 등 블록체인 선진국에서 국가 주도로 블록체인 산업을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업이 진행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자금 조달 방법이 ICO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은 ICO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상화페 정보업체 코인힐스에 따르면 현재 ICO를 진행 중이거나 시작 예정인 코인은 620개에 이른다. 이미 ICO를 마치고 시장에 진출한 코인은 1819개다. 이중 수많은 코인이 상장 폐지되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등의 부침을 겪으며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코인이 늘어나는 만큼 퇴출되는 코인도 늘어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8월부터 두달 동안 14여종의 가상화폐 거래 지원을 종료했다./사진=업비트

◆ ICO 늘어나지만…’상폐’ 리스크는 유의해야

신규 코인에는 앞면과 뒷면이 존재한다. ‘가장 성공한 ICO’로 일컫는 이더리움처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가상화폐가 있는 반면 상장 이후에 제대로 된 관리나 운영이 되지 않아 결국 상장폐지되는 코인도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코인마켓캡에 나타난 가상화폐 안내 페이지에도 시가총액 하위 코인들은 대부분 정보가 부실했다. 이날 현재 유통 중인 것으로 나타난 코인슈퍼(CEN), ABCC(AT), 올코인(ALC), 위코인(WIC) 등의 코인은 현재 시세나 가격 변동률, 총 시가총액 등 기본적인 정보도 나타나지 않아 ‘물음표’로 처리되고 있었다.

운영이 부실하거나 거래량이 적은 코인은 종종 상장 폐지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8월과 9월 두 달 동안 네오(NEO)와 비트코인골드(BTG)를 포함해 기프토(GTO), 블록브이(VEE), 팩텀(FCT), 블록메이슨(BCPT), 루너(LUN), 업토큰(UP) 등 14개 코인의 이더리움 거래 지원을 종료했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에 유통되는 코인이 늘어나고 있다지만 거래소 입장에서도 이들을 상장할 때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상장 이후에 폐지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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