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감원, 중고차 딜러 등 관계자 포함 보험 사기 대거 적발…보험사 허술한 처리 과정 악용
보험업계 자동차 보험료 인상 '만지작'…"손해율 증가 믿을 수 없다" 비판 이어져

[한스경제=김재웅 기자] 중고차 딜러 등 자동차 업계 종사자들이 여전히 보험 사기를 이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료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상황, 선량한 소비자에 부담을 지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2013년부터 지난 3월까지 고의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낸 중고차 딜러와 공모관계인 혐의자 18명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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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중고차 딜러와 보험설계를 겸업하는 인물이 다수 포함됐다. A씨는 2013년부터 작년까지 15건 사고를 내고 보험금 2억원을, B씨는 25건 사고로 1억원을 편취했다.

금감원은 중고차 딜러들이 쉽게 차량을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사고를 반복하고, 차를 수리해서 되판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자동차 보험은 1년 단위로 가입하게 되지만, 직업 특성상 3~4개월짜리 단기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점도 악용했다.

보험사가 외제차 사고에 대해서는 ‘미수선 수리비’ 처리를 선호하는 성향도 이용했다. 실제 수리 후 비용을 청구를 하는 것이 아닌, 수리 전에 현금으로 합의하는 방법이다.

일부 혐의자는 동년배 지인들을 차량에 태워서 보험금을 더 많이 받는 방법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사기로 의심받지 않기 위해 쌍방과실인 차선변경이나 교차로 사고를 내기도 했다.

미성년자일 때부터 보험 사기를 저지른 경우도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일부러 차를 들이받거나, 골목에서 손을 차에 갖다 대는 이른바 ‘손목치기’를 사용했다.

금감원은 혐의자 18명을 수사기관에 넘기고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손해보험업계는 올해 말 자동차 보험료를 더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손해율이 높다는 것, 새로운 정비 요금에 따른 국산차 수리비 증가와 임금 인상도 이유로 들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동차 보험료를 올릴 이유가 없다며, 보험 업계 움직임에 불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장 긴급 제동 시스템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사고율을 크게 줄였다는 주장이다. 수입차 업계도 보급율이 높아지면서 수리 비용을 적잖이 낮췄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가 부담을 소비자에게만 지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작년 보험사기 금액은 730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운전자 보조 기능이 활발하게 보급되는 등 사고율과 수리비가 적지 않게 줄고 있지만, 정작 부담을 덜어주는 보험 상품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해율은 더 올랐다고 하는데, 보험 업계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어떤 근거인지 밝히지 않는다. 보험사기나 영업 실패로 인한 손해를 평범한 소비자에 전가한다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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