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배우 신승호가 10대들의 랜선 남친으로 떠올랐다.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농구부 출신 남시우로 변신, 시크하면서도 허당기 가득한 매력을 드러냈다. ‘에이틴’은 신승호가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 후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평균 조회수 140만 건을 넘었을 뿐 아니라 이미 시즌2 제작도 확정했다. “길거리를 지나가면 초등학생도 알아봐서 얼떨떨하다”고 웃는 신승호. 롤모델은 조인성이라며 “어떤 캐릭터든 잘 소화하고 싶다”고 했다.

-남시우와 싱크로율이 높아 보였다.

“실제로는 요만큼도 진지하지 않다.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를 해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점은 비슷했다. 오디션에 교복을 입고 갔는데 감독님이 내 목소리, 피지컬, 이미지가 남시우 캐릭터와 잘 들어맞았다고 하더라. ‘큰 키와 넓은 어깨’라고 적힌 캐릭터 설명을 보고 ‘난데? 정말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주연으로 캐스팅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원래 시우는 무뚝뚝하고 시크해 보이지만 허당기 있는 캐릭터였는데, 조금 더 귀여운 모습이 첨가됐다. 감독님이 촬영 전 ‘넌 이미 남시우니까 연기하려고 하지 마라’고 조언해줬다. 조금 힘을 빼고 애교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레고머리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운동 할 때는 머리가 항상 짧았는데, 모델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머리를 길렀다. 머리를 계속 기르고 있었는데, ‘에이틴’ 대본을 보고 레고 머리 스타일을 잡게 됐다. 처음엔 적응이 안 됐는데, 시우의 트레이드마크가 돼서 기쁘다. 팬들이 이 머리를 예뻐해 줘서 감사하다.

-극중 도하나(신예은) 짝사랑했는데. 실제 경험은.

“시우처럼 짝사랑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처음엔 연기하기 조금 어려웠다. 시우를 통해 처음 짝사랑의 감정을 경험해봐서 새로웠다. 첫 촬영 때 교복을 입었는데 뭔가 새롭고 가슴이 벅차더라. 학창시절 인기 많았을 것 같다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했고, 중학교 때 3년 내내 빡빡이로 다녔다(웃음). 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을 나왔는데 오전 수업 받고 오후에는 훈련만 받아서 학창시절 추억이 많지 않다. ‘에이틴’은 10대 추억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처음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건.

“사진과 영상은 천지 차이더라. 모델 활동할 때는 사진 작업을 하면 예뻐 보이는 각도를 알아서 자연스럽게 포즈가 나왔다. 드라마는 처음이고 연기를 시작한지도 얼마 안돼서 처음엔 어색했다. 어느 각도에서 찍으면 예쁜지, 조명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 많은 공부가 됐다. ‘에이틴’ 촬영장은 배움의 장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시우가 농구대회에 나가서 하나에 고백하는 장면이 있다. 하루 종일 야외 농구 코트에서 12시간 동안 촬영했다. 진짜 농구 선수로 보이고 싶어서 레슨도 받으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등, 팔 등이 다 화상 입을 정도로 뛰어다녔다. 일부러 더 구르고 파울도 얻어냈는데, 촬영 후 몸이 만신창이가 됐다. 사실 포스터 촬영 때도 감독님이 ‘근육 이미 출분하니까 그만해라. 너 고등학생이다. 진정하라’고 했다(웃음).”

-‘에이틴’ 인기 실감할 때는.

“매주 방송이 공개될 때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음원차트에도 상위권에 있어서 많이 사랑 받고 있는 걸 실감한다. 길거리를 지나가면 초등학생들도 ‘남시우다!’ ‘오빠 심장 튀어나올 뻔 했어요’라고 해서 놀랐다. 네티즌 반응도 다 찾아보는데, 다짜고짜 ‘미쳤냐. 왜 그렇게 귀엽냐’고 욕을 해서 재미있었다. 귀엽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웃음).”

-모델에서 배우 전향한 이유는.

“축구는 내 인생의 전부였다. 축구선수 활동 시절을 떼어내보려고 해도 안 되더라. 인생 절반을 축구와 함께 했는데, 선수 생활은 미련 없이 그만두게 됐다. 이후 ‘뭘 잘할 수 있을까?’ 고민 하다가 적성에 맞는 패션모델에 마음이 열렸다. 모델 활동 하면서도 배우에 대한 꿈은 전혀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배우 쪽으로 문이 열렸다. 지금도 이렇게 연기를 하는 게 신기하다.”

-‘모델 출신 배우들은 발연기를 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내 연기를 보고 대중들이 판단하는 것 아니냐. 연기력으로 증명해 보이면 이런 편견들은 해결되지 않을까. 타파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는 내가 너무 조용하고 꽁냥꽁냥 짝사랑하는 모습으로 나오니까 보기 힘들어하더라. 난 스스로 보면서도 재미있더라. ‘에이틴’은 정말 많은 공부가 됐다.”

-본인의 가장 큰 매력은.

“외적으로는 보조개, 내적으로는 생각이 깊은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목소리 톤이 가장 큰 숙제다. 실제로는 중저음인데, ‘에이틴’에서 올려서 연기해야 했다. 내 장점 혹은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내 목소리에 갇히면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한정적이니까. ‘에이틴’은 좋은 기회가 됐다.”

-롤모델이 궁금하다.

“모델 출신 배우 조인성, 이광수 선배다. 모델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배우로 전향한 뒤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지 않았냐.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앞으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차근차근 잡아나갈 생각이다. 어떤 캐릭터가 주어져도 소화해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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