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발생 기전 복잡…치료제는 아직
국내 제약사 휴온스·동아ST·한미약품 개발 중
자료사진/사진제공=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삼일제약이 개발 중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치료제 ‘아람콜’이 임상 2상을 마치고 3상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삼일제약이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치료제가 탄생한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도전장을 던진 분야지만 많은 제약사가 잇따라 임상 중단 소식을 알린 치료제라 삼일제약의 개발 성공 여부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지난달 27일 삼일제약 주가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치료제 임상 3상 소식이 전해지며 상한가를 쳤다. 이날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0% 상승한 3만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삼일제약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1일에는 전날 대비 2.33% 상승한 3만7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NASH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70여 곳에 이른다.

NASH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 마시는데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인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이 악화돼 간세포 손상이 진행되는 단계를 말한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NASH 치료제는 없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6억1800만 달러(한화 약 1311억원)에 달했다. 향후 10년간 45%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2026년까지 253억달러(한화 약 28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NASH 치료제 개발 어려운 이유는

아직 개발된 치료제가 없는 만큼 NASH 치료제 시장은 제약계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개발에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임상 중단 소식을 알린 제약사도 많다.

NASH는 1980년대 들어서야 알려지기 시작한 질환으로 이전에는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다.

발생 기전이 복잡하고 원인이 다양해 모든 원인을 잡을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많은 제약사가 뛰어들었지만 성공으로 쉽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

임상 중단을 알린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 갈렉틴 테라퓨틱스가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발표된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하며 임상 3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 4월 일본 다케다가 인수하기로 결정한 아일랜드 샤이어 또한 임상 3상에 진입하지 못한 채 개발을 중단했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NASH 치료제 후보물질 ‘GS-9450’을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에 기술이전했지만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며 임상이 중단됐다.

동아ST 연구원은 "임상 유효성은 약물 복용 전후 간 조직 생검을 통해 평가하는데 생검을 위해 추출한 조직이 병증 전체를 대표하는지, 어떤 병리학자가 조직을 읽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또 한번 생검한 환자는 1년 이내 다시 생검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임상에 동원 가능한 환자도 제한된다"고 NASH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외 제약사 NASH 치료제 개발 현황

◇임상 3상 진입 네 곳…국내 제약사 한 곳도 없어

NASH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업체 중 가장 단계가 앞서 있는 곳은 미국의 인터셉트파마다. 현재 인터셉트파마는 2년 전 FDA 허가를 받은 원발성지방성담관염 치료제 ‘오칼리바’를 NASH 환자에 적용하기 위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섬유증과 간경변증을 동반한 NASH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섬유증을 동반한 환자 대상 연구는 내년 상반기 최종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길리어드도 NASH 신약후보물질 3개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임상 3상에 진입한 ‘셀론설팁’, 2상 진행 중인 ‘GS-9674’, ‘GS-0976’이 그 주인공이다. 가장 연구가 앞선 셀론설팁은 내년 초 임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프랑스 제약사 젠핏의 신약후보물질 ‘엘라피브라노’과 보톡스로 유명한 미국 엘러간이 ‘세니크리비록’으로 NASH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중에는 이번에 임상 3상 소식이 전해진 삼일제약을 비롯해 휴온스, 동아ST, 한미약품이 N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삼일제약은 52주간 진행한 글로벌 임상 2상을 통해 아람콜의 효과를 규명했다. 임상에 따르면 아람콜 600mg은 간 섬유화의 악화가 없는 NASH의 해소(resolution) 상태를 보였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아람콜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한 이스라엘 제약사 갈메드와 논의 후 임상 3상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휴온스는 목련과 식물 후박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한 ‘HL정’을 개발 중이다. 2015년 임상 2상을 마쳤으며 3상을 준비 중이다. 아직 임상 3상 계획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다.

동아ST는 당뇨병신약 ‘슈가논’의 주성분 에보글립틴을 활용해 NASH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국내 임상 1상 단계에 있다. 동아ST는 2016년 미국 제약사 토비라와 에보글립틴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해 11월 계약이 종료됐다. 토비라가 엘러간에 흡수합병되며 엘러간이 개발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한미약품도 NASH 바이오신약을 개발 중이며 최근 임상 1상을 시작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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