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미(美)의 정수를 세계에 전파하는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Asian Beauty Creator)’가 되기 위해 끝없이 정진하겠습니다.”

작년 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며 창립 70주년을 보내고 회사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각오다.

 

▲ 서경배 (주)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서 회장은 지난해 제52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K-뷰티 트렌드 창조와 화장품 산업을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 공적을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주주가치를 제고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한국능률협회(KMA)가 선정한 2015년 한국의 경영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아모레퍼시픽을 14개국에서 주요 브랜드 20여개를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며 최근 서 회장을 ‘2015 올해의 아시아 최고 기업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을 꼽으면서 아모레퍼시픽을 28위에 올려놨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시장의 고성장으로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자랑했다. 작년 한해 주가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있었지만 보란 듯이 성장해 K뷰티를 이끄는 선봉장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 글로벌 메가 시티(Global Mega City) 공략 ‘본격화’

서 회장은 지난해 9월 회사 창립 7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구 1,000만명 이상 글로벌 메가시티(Mega City) 진출’을 선언했다. 중국 시장에 일찍 진출해 폭넓은 유통망과 인지도를 확보해 성공을 거뒀지만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알 수 없고 글로벌 브랜드 간의 경쟁은 물론, 중국 로컬 브랜드 업체의 성장이 만만찮아졌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그간 글로벌 시장 내에서 현재까지 진출하지 않은 새로운 권역에도 순차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최근 막 진출한 캐나다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쳐 북미 지역의 사업 성장세를 공고히 하고, 올해에는 중동, 내년에는 중남미 시장 진출을 통해 신규 출점 시장에도 아시안 뷰티(Asian Beauty)를 전파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막대한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과 부유층이 모여드는 ‘아시아 메가 시티(Asia Mega City)’에 대한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기진출 국가에서의 브랜드력 확산에 주력함과 동시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메가 시티 사업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 “2020년 중국 매출액 목표, 3조3,000억원”

 

▲ 최근 4년간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 (단위:원)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초반 중국에 진출했다. 동북 3성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전문점에 ‘아모레’ 브랜드를 공급했다. 최근에야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와 비교하면 20년이나 빠른 행보다.

하지만 처음부터 해외시장 진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중국사업부는 2007년까지 15년간 적자를 냈으나 일찍 진출한 것이 결국 시장 성장기에 빛을 발했다. 중국 1·2선 도시는 물론, 지방 3·4선 도시까지 출점해 전국적인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었다.

화장 인구가 1억 명이 넘어선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현재 연 10% 내외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설화수와 이니스프리는 신규 매장 출점과 신규고객 유입 증가로 매출 고성장을 이끌었으며, 라네즈는 히트상품 판매 확대와 백화점, 디지털 채널에서의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개선하며 질적 성장을 달성했다. 마몽드는 유통 채널 재정비 및 매장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 라네즈 상하이 팍슨백화점 화이하이루(淮海路)점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홍콩 최고급 백화점에 1호점을 오픈한 라네즈(LANEIGE)는 현재 27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장 당 월평균 매출이 1억 원을 넘는 좋은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라네즈는 고급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상해의 1급 백화점 등 주요 359개 백화점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워터 슬리핑 마스크’ ‘BB쿠션’ 등 히트상품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프리미엄 경로에서 상위권에 안착했다. 2013년 라네즈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 마몽드 상하이 팍슨백화점 화이하이루(淮海路)점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마몽드(MAMONDE)’ 역시 중국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마몽드는 현재 805여개 백화점과 1,428개 전문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히트상품 확대와 중국 전용상품 보강 등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 설화수 태국 센트럴 라파라오(Central Ladprao) 쇼핑 센터 매장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명품 한방화장품 ‘설화수(Sulwhasoo)’는 2011년 3월 북경 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중국 대륙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에 앞서 2004년 9월 홍콩 센트럴 빌딩에 부티크 형태의 독립매장을 연 설화수는 현재 홍콩 내 9개의 최고급 매장을 통해 연평균 4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경 1호점 오픈 이후 현재까지 북경·상해 등 주요 도시의 최고급 백화점을 대상으로 72개 매장을 입점시켰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Innisfree)’ 역시 2012년 4월 초 온라인을 통해 중국 고객들을 만난 후 중국 상해에 첫 글로벌 매장을 오픈하며 글로벌 론칭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중국 내에서 청정섬 제주와 제품 스토리를 통해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이니스프리는 현재 중국 내에서 상하이 최고의 복합 쇼핑몰인 정대광장몰, 팍슨 백화점, 신세계 백화점 외에도 북경과 선양 지역 등에서 17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중국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상해 20-30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최근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인 제주의 천연원료로 만든 자연주의 화장품 콘셉트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 그린티 씨드 세럼’과 ‘화산송이 모공마스크’가 대표 히트상품이다.

현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까지 2조8,000억원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되며, 2020년 중국 내 매출액 3조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판매 채널의 확대를 통해 꾸준한 매출 확대도 예상된다.

 

▲ 탄탄한 글로벌 기반을 바탕으로 맞은 중흥기

아모레퍼시픽이 이와 같은 중흥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위험을 감수한 발빠른 시장 선점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90년대 초부터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추구하며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미국, 프랑스를 3대 축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문화 경제적 유사성 및 지리적 근접성에 기반해 새로운 권역에도 순차적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 성과를 살펴보면 이러한 목표 달성에 대한 전망이 밝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사업은 2014년 말 매출(한국채택국제회계 기준) 8,325억원, 2015년 3분기 누계로 8,60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14년 3분기 대비 48.7% 성장한 결과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에도 글로벌 사업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중국 및 아시아 지역의 고객 조사와 연구에 힘을 쏟고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설화수·라네즈·마몽드·에뛰드· 이니스프리)의 확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아시아의 여행 인구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제 6의 대륙’이라고 불리는 면세 사업 역량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교두보로 삼고자 한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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