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말리부, 9월 가솔린 중형 세단 중 판매량 가장 높아…전달대비 실적도 한국지엠만 성장
여전히 높은 상품성 확인, 고성능차 이미지도 한 몫…강도 높은 프로모션으로 가격 경쟁력 제고도 성공

[한스경제=김재웅 기자] 말리부가 오랜만에 사실상 중형 세단 왕좌를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쉐보레 말리부는 9월 2290대를 팔았다. 전달(1329대)보다 72%, 전년 동월(2190대)보다도 4.6%가 더 많은 숫자다.

쉐보레 말리부는 한국지엠의 볼륨모델로, 높은 판매량을 보이면서 한국지엠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다. 한국지엠 제공

말리부 판매량이 2000대를 넘어선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말리부는 올 초 시장 비수기와 한국지엠 위기 여파로 월 1000대 미만을 팔기도 했었다.

특히 9월 말리부는 가솔린 중형 세단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이후 9개월만이다.

말리부는 가솔린 엔진으로만 판매된다. 1.5와 2.0 터보 2종이다. 판매량 전체가 가솔린 모델인 이유다.

아직 정확한 판매량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 9월 판매량은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말리부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량이 각각 4396대, 3310대이지만, LPG 모델 판매 비중이 50~60%에 달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SM6도 1727대 판매에 그치며 말리부에 뒤쳐졌다.

말리부가 오랜만에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한국지엠 정상화에도 기대가 커졌다. 말리부는 한국지엠을 대표하는 볼륨모델로 한국지엠 브랜드 실적을 주도해왔다. 지난 4월 한국지엠 사태가 마무리된 후에도 좀처럼 판매량이 늘지 않았지만, 비로소 제자리를 잡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9월 한국지엠은 국내 5개 완성차사 중 유일하게 전달 대비 성장을 나타냈다. 추석 등으로 영업일수가 줄었음에도 거둔 쾌거다.

말리부가 중형세단 시장 약세에도 말리부가 여전한 존재감을 확인했다는 의미도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중형 승용차 누적 등록대수는 10만8281대였다. 전년(11만6732대)보다 7.3% 가량 줄었다.

말리부 실적 비결로는 여전히 높은 상품성이 꼽힌다. 올해 말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있음에도 판매량 증대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가격 경쟁력 제고에도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지엠은 최근 말리부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할인을 제공해왔다.

일각에서는 고성능차 인기에 따른 가솔린 터보 엔진 인기 영향이라는 시각도 있다. 말리부는 2개 모델 모두 터보 차저를 장착해 동급 대비 높은 주행성능을 갖고 있다. 쏘나타와 K5, SM6도 터보 차저 모델이 있지만, 말리부가 쿠페형 디자인 등 꾸준히 고성능 이미지를 부각해왔던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10월 말리부 실적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엠이 코리아세일페스타까지 적용해 900대 한정 430만원을 저렴하게 판매하기로 하면서다.

한국GM 관계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중형차 시장에서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말리부가 소비자들에 다시금 주목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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