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부산)=양지원 기자] 배우 이나영과 장동윤의 새로운 모자(母子) 케미가 빛을 발한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이야기다.

제 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가 4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서현우, 이유준, 윤재호 감독,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인 엄마(이나영)와 중국의 조선족 대학생 젠첸(장동윤)의 이야기를 담는다. 어린 나이에 아들을 낳고 남편과 아들을 버리고 한국에 온 탈북 여성의 삶을 그리며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이나영이 ‘하울링’(2012년) 이후 6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됐다. 이나영은 “공백기라면 공백기지만 항상 연기를 생각했던 것 같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다 본의 아니게 시간이 길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 와중에 '뷰티풀 데이즈'같은 마음에 드는 대본을 보게 됐다. 내가 하고 싶은 대본들을 찾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들을 둔 엄마로 기존의 영화에서 선보인 적 없는 감정 연기를 펼친다. 실제로도 엄마이기도 한 이나영은 “예전에는 상상만으로 했던 감정들이 (출산 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나영(1979년생)과 13세 나이 차가 나는 장동윤(1992년생)은 아들 젠첸 역을 맡아 엄마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에 젖어 있는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 신인 배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아든 연기를 펼친다. 연변 사투리부터 중국어까지 3개 국어를 구사한 장동윤은 “대림동에 있는 중국 슈퍼마켓에서 사투리를 배웠다”며 “또 언어만 배우는 게 아니라 연변의 사고방식도 배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재호 감독은 이나영을 캐스팅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 젊은 여인이면서도 뭔가 다른 느낌의 엄마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제작사 대표님과 함께 이나영에게 책을 보냈는데 흔쾌히 만나자고 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장동윤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나영과 닮은 면이 있기도 하다”며 “독특하고 개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재호 감독은 ‘뷰티풀 데이즈’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다양한 형식의 가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말했다.

또 탈북 여성을 주제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프랑스에서 유학을 했을 때 조선족 아주머니와 인연이 있었다. 그 분이 실제로 9년 동안 만나지 못한 아들이 있다고 하더라”며 “그 때부터 탈북하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그 중 한 분의 이야기가 전작 ‘마담B’에 담겼다”고 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영화의 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5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열린다. 초청작은 79개국 323편으로 지난 해 76개국 300편에서 3개국 23편이 늘어났다. 월드프리미어 부문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부문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 등이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부산)=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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