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넷마블게임즈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선두로 올라서며 그 위용을 한껏 뽐냈다.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몬스터길들이기 등 다양한 게임을 통해 중심을 잡아가더니 지난해 상반기 모바일 게임의 판도 변화를 불러온 ‘레이븐 with NAVER'로 국내 시장을 휘어 잡았다. 이후 '이데아’ 등 대형 모바일 RPG로 모바일 1인자 자리를 굳혔다.

이를 통해 넷마블은 매출 기준 업계 2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실제로 2014년 1분기 1,291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넷마블은 그해 4분기 1,73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2,03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2분기 2,438억원, 3분기 2,818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2014-2015 넷마블 분기별 매출과 해외비중. 넷마블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디자인

 

지난해만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7,290억원을 기록한 넷마블은 결국 매출기준 업계 2인자 엔씨소프트(6,013억원)를 넘어섰다. 넥슨 이후 두 번째로 게임 기업 연 매출 1조클럽 가입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한 넷마블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자사의 2대 주주이자 중국 최대 퍼블리셔인 텐센트의 협력 및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통한 글로벌 맞춤 시스템을 구상하는 넷마블의 과거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 모두의 마블-마블 퓨처파이트 쌍끌이

넷마블게임즈는 캐주얼 모바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로 글로벌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2013년 6월 첫 선을 보인 모두의마블은 국내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2014년 7월부터 중국, 터키, 대만,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총 6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만 2억 건을 돌파하며 글로벌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러한 성과가 거의 모든 출시국에서 고르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2014년 태국에서는 출시 13일 만에 구글·애플 양대 마켓을 석권했으며, 현지 최대 게임쇼인 ‘TGS&빅페스티벌 2014(Thailand Game Show & Big Festival)’에서 모바일 베스트 게임상을 수상했다. 대만에서도 출시 27일 만에 구글·애플 마켓 매출 1위, 일본 및 인도네시아 양대 마켓 인기 게임 1위 석권,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 등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 넷마블 제공

 

그 결과 지난해 7월에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매출 4,000억원을 달성, 앱분석 전문 기업인 앱애니(App Annie)가 선정한 전세계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통합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 TOP 10’에 랭크된 바 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디즈니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글로벌 공략 게임 ‘마블 퓨처파이트’도 넷마블의 글로벌 입지 굳히기에 힘을 보탰다.

▲ 넷마블 제공

 

마블 퓨처파이트는 마블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어벤져스 히어로들을 총 출동시킨 모바일 RPG다. 기획 당시부터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를 중점에 두고 있던 이 게임은 지난해 4월 전 세계 148개국에 동시 출시돼 미국,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인기를 끌며 2주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14개 국가 구글플레이 무료 인기 게임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전체 다운로드의 93%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넷마블은 글로벌 모바일 앱 통계 분석 사이트 '앱애니(App Annie)'가 발표한 전세계 모바일 게임 구글플레이 11월(2015년) 매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게임사로 거듭나고 있는 것.

▲ 넷마블 제공

 

이승원 넷마블 글로벌&마케팅 총괄은 “11월 구글플레이 매출 1위 기록은 레이븐, 이데아 등의 성공에 따른 매출 증가와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마블 퓨처파이트 등 글로벌 성과가 더해진 결과”라며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우수 신작들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 글로벌 플레이어로 확고히 자리매김 하겠다”고 말했다.

■ 콜라보-자체 역량 한 데 묶어 글로벌 정조준

그렇다면 넷마블의 차기 글로벌 전략은 무엇일까.

넷마블은 모두의마블, 마블 퓨처파이트의 흥행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협업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하나의 게임을 개발 자회사가 분담해 현지 맞춤용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디즈니 캐릭터 IP를 활용한 ‘모두의 마블 디즈니(가칭)’를 넷마블엔투에서 제작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와 합작해 리니지2를 모바일 게임화한 ‘프로젝트S(가칭)'를 넷마블네오가 맡는다. 넷마블의 전성기를 가져다 준 일등공신 레이븐도 중국 버전의 경우 넷마블네오가, 일본용 게임은 넷마블게임즈가 각각 개발하고 있다.

올해 넷마블은 텐센트와의 협력을 통해 공격적인 중국시장 공략도 꿈꾸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텐센트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FPS '전민돌격'을 한국에서 ‘백발백중’으로 출시해 호응을 얻었다. 텐센트의 모바일 RPG 시티앤파이터는 카카오 플랫폼과 융합해 ‘시티앤파이터 for kakao'로 서비스했다. 넷마블은 텐센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중국시장 진출을 가속화 한다는 전략이다.

▲ 넷마블 제공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7월 미국 모바일 게임업체 에스지엔(SGN)을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에 인수하며 북미·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SGN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모바일 게임 기업으로 5억건의 게임 다운로드 수와 월 이용자 약 3,000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자체 역량 개발도 글로벌 공략의 중추적인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 3년여간 모바일 게임 운영 노하우를 분석한 빅데이터와 향상된 인공지능(AI)을 토대로 콜럼버스 프로젝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데서 착안한 이 프로젝트는 유저들의 게임 이용 행태, 결제 방식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게임 가이드 형식의 맞춤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 넷마블 제공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로 향후 넷마블의 모든 모바일 게임에 적용될 계획이다. 유저는 맞춤형 개인 비서인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게임을 진행하다 막힐 때 적절한 팁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는 올해 글로벌 시장 매출 증진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넷마블은 전체 매출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거두는 수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모바일 게임 잔존률이 낮은 글로벌 유저들을 붙잡는 한편 모바일 게임업계에 진일보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달 18일까지 빅데이터·인공지능 분야에 경력있는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계획을 검토중이다”라며 “현지와 맞춤 개발과 심혈을 기울여 진행중인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전세계 유저들에게 넷마블 게임을 널리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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