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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앞으로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의견을 내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종가에서 변동 없이 4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4일 액면분할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주가는 6월 중순 이후 5만원 대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7조5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4조5300억원)보다 20.4% 증가했고 전분기(14조8700억원)에 비해서는 17.7% 늘어났다. 특히 증권가에서 예상한 전망치 평균(17조1669억원)을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65조원으로 지난해 동기(62조500억원)보다 4.8% 증가했다. 전분기(58조5000억원)와 비교하면 11.2% 늘었다.

이번 발표에서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무엇보다 반도체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낸드(NAND)에도 D램(DRAM) 물량이 10% 후반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반도체와 디바이스 솔루션(Device Solution) 부문에 속한 디스플레이(DP) 사업의 경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동률이 오르면서 실적이 회복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IT·모바일(IM) 부문은 전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9 출시로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증가했으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하락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반도체 업황 둔화로 4분기 실적 악화 전망

특히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3분기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3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역시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4분기부터 D램(DRAM)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할 경우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김선우 연구원은 “내년 2분기까지 분기 영업이익이 완만히 하락할 전망”이라며 “D램 물량 증가에 따른 판가 하락과 IM 부문의 판가 인상 제한과 원가 상승, DP 부문의 내년 상반기 계절적 수요 둔화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내년 상반기에 반도체 절대 수요량이 감소하고 신규 생산 설비에서 양산이 개시되면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주주 우호 정책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현금 흐름과 투자자 요구를 고려하면 주주 정책 강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3분기 자사주 소각, 중장기 주주정책 강화, 현재 배당 수익률 등을 고려하면 코스피 대비 투자 매력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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