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서연 기자] 글로벌 ‘강(强) 달러’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월 첫주 내리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이번 주(10월 8일~12일) 금융시장은 달러 강세를 이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및 통화량 축소를 주장)적 발언이 있었으나 원·달러 추가 상승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일 한 행사에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며 중립금리로부터 한참 멀리 있다”고 말해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를 키웠다.

전날에는 서비스업 경기·민간 고용 등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미국 경제의 호황을 뒷받침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미국 고용과 제조업수주 지표는 대체로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다. 주간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20.7만명으로 전주와 시장 예상(21.5만명)을 모두 하회했다. 여기에 8월 제조업수주는 전월대비 2.3%를 기록해 전월(-0.5%)과 시장 예상(2.1%)을 모두 웃돌았다. 제조업 경기와 고용이 전반적으로 양호하게 나오면서 미국 경기 낙관론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 “파월 의장 매파 발언, 금리인상 가속화 시사한 것은 아냐”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다소 매파적이었던 ‘현재 금리는 중립금리와 거리가 먼 수준’이라는 발언은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와 맞물려서 미국채 금리 급등을 야기했고, 이는 연쇄적으로 달러 강세와 함께 신흥국 금융 교란을 유발했다”면서도 “관련 여파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번 발언이 금리인상을 가속화 할 것임을 시사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 긴축 속도에 대한 우려는 지속됐지만 좀 더 지켜보자는 시장평가와, 최근 물가 흐름을 고려할 때 연준의 스탠스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장평가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음주 경제지표와 연준 위원들로부터 ‘비둘기’(경제성장을 위해 금리인하 및 통화량 확장을 주장)파적인 발언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다음주 다수 연준 이사들의 연설이 대기한 점에 주목하며 점진적 금리인상 방침을 재확인함으로써 단기적 시장 변동성 완화에 기여하는 방향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9월 미국 소비자물가 또한 인플레의 국지적 피크아웃을 보여줌으로써 선진국 금리 안정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일본 엔화의 추가 약세, ‘제한적’

자료=KB증권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엔화의 추가 약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축소되고 미중 무역분쟁 등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약화가 엔화 약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유로지역에서의 이탈리아 재정 불안으로 인한 유로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 역시 엔화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기금리의 제한적 상승과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대외적 요인을 감안하면 엔화의 추가 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연구원은 “상단으로 114엔과 오버슈팅으로 116엔이 강한 저항선으로 판단한다”며 “전망의 변수는 미국 장기금리의 급등과 위험자산 선호 강화이며, 이는 미국의 물가급등과 미중 무역분쟁의 ‘의미 있는’ 해결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 이번 주 주요 일정은

다음 주에는 9월 NFIB 소기업 경기지수(9일), 소비자물가(11일) 등이 발표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NFIB 소기업 경기지수가 8월의 108.8에서 소폭 상승한 109로 1983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증권은 “미국의 경기확장 온기가 중소형 자영업자들에게까지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11일 발표되는 미국 9월 소비자물가는 전월에 이어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KB증권은 전월대비 0.2% 상승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전월대비 0.2% 상승을 예상했다. 미국의 2분기 성장 호조에 이은 3분기 민간소비가 주도한 높은 성장세가 상승세를 점치는 이유다. 연초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임금상승압력 등이 수요측 물가상승요인,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가격 상승은 공급측 물가상승요인이다.

12일 발표되는 중국 9월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대비 8.7%와 14.5%로 8월의 9.8%와 20.0%에서 둔화가 예상된다. 이는 신흥국 경기둔화와 미국 관세부과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중국의 지표둔화세가 9월에도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8일(월) : 유럽 10월 센틱스 투자자기대지수, 유럽 8월 산업생산 SA

9일(화) : 9월 NFIB 소기업 경기지수

10일(수) :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 최종수요, 미국 8월 도재 재고, 중국 9월 통화공급 M2

11일(목) : 미국 9월 소비자물가, 한국 8월 경상수지

12일(금) : 중국 9월 무역수지, 중국 9월 수출·입, 한국 9월 실업률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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