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프리미어리그에서 메이저리그까지...팬토큰(Fan Token) 도입 붐
다저스 유벤투스 리버풀 파리생제르망 등...팬과 구단 모두 '윈윈게임'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는 블록체인 플랫폼 소시오스닷컴(Socios.com)과 협업한 팬토큰(Fan Token)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발행 일정은 나오지 않았으나 내년 상반기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유벤투스 트위터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에게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이른바 ‘팬토큰(Fan Token)’을 도입하는 프로스포츠 구단이 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목과 구단에서 가상화폐를 활용한 팬 마케팅을 시작했다. 전세계를 강타한 가상화폐 열풍이 스포츠 업계로도 스며들고 있는 모양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팬토큰을 도입 중인 구단은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 세리에A의 유벤투스, 리그 앙의 파리 생제르망, MLB의 LA다저스 등이다. 리버풀은 영국 핀테크업체 타이거위트(TigerWit)와 손을 잡았고 유벤투스와 파리 생제르망은 블록체인 플랫폼 소시오스닷컴(Socios.com)과 협업을 맺었다.

팬토큰 지급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경기장을 찾은 이들에게 가상화폐 형태의 토큰을 지급하는 방식이 있고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형태의‘팬토큰 오퍼링(FTO·Fan Token Offering)’을 통해 토큰을 제공하는 식이다. 현재 LA다저스만 전자의 형태로 팬토큰을 지급하고 있으며 나머지 구단들은 FTO를 통해 팬토큰을 제공하고 있다.

◆ 구단 유니폼 결정하고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까지

팬토큰을 가진 팬들은 구단의 이벤트에 우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각 구단에 따르면 팬토큰 보유자들은 구단의 로고에서 유니폼 색상, 경기장 음악 결정권까지 다양한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또 그날의 MVP 선수와 촬영할 수 있거나 친선 경기나 여름 투어, 구단의 자선 행사 등에도 함께할 수 있다.

팬토큰을 일반 가상화폐로 교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벤투스와 파리 생제르망이 소시오스닷컴과 함께 발행하는 팬토큰은 소시오스 플랫폼에서 칠리즈(CHZ) 토큰과 교환할 수 있다. 칠리즈는 스포츠 구단 후원에 특화된 코인으로 현재 1차 프라이빗 세일까지 마친 상태다. 향후 팬토큰을 발행하는 구단이 늘어날 경우 칠리즈 코인의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팬토큰 발행을 준비 중인 구단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브라질 세리에B의 아바이 FC는 2000만달러 규모의 팬토큰 오퍼링 계획을 밝혔고 프리미어리그의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카디프시티 등도 ICO나 팬토큰 오퍼링을 시작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조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LA다저스의 팬토큰은 조금 특별하다. 일반적인 가상화폐가 아닌 특정 선수와 연관된 토큰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저스의 간판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저스틴 터너, 켄리 잰슨 등 3명의 선수와 관련된 ‘커쇼 토큰’, ‘터너 토큰’, ‘잰슨 토큰’이 지급되는 식이다. 이더리움 지갑에서 다저스 코인의 잠금을 해제하면 각 선수와 관련된 디지털 캐리커쳐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 구단에겐 자금 창출, 블록체인 기업엔 인지도 상승 ‘일석이조’

구단에겐 팬토큰 발행이 새로운 자금 조달 창구가 될 수 있다.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ICO와는 달리 팬토큰 오퍼링은 구단 충성도가 높은 팬을 대상으로 한다. 때문에 ICO에 비해 실패할 확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구단은 팬토큰 오퍼링을 통해 추가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마크 암스트롱 파리 생제르망 수석 파트너십 책임자는 “파리 생제르망이 도입하는 팬토큰은 구단의 전반적인 비즈니스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며 “팬을 기반으로 하는 참여 방식에도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겐 브랜드 인지도를 알릴 절호의 기회다. 리버풀과 손잡은 타이거위트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리버풀이 보유한 거대한 팬을 기반으로 영국과 유럽을 넘어 전세계에서 브랜드를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팬토큰 발행을 전문으로 하는 소시오스닷컴 역시 이미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리버풀의 빌리 호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타이거위트는 리버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영국과 유럽 및 아시아의 핵심 시장에서 리버풀이 보유한 수많은 팬들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며 “이미 전세계적으로 타이거위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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