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기신도시 12곳 중 2곳 개발 완료
일부 2기신도시 교통 인프라 문제도 많아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안정을 위한 대책으로 새로운 3기신도시 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지만 기존 2기 신도시 개발이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산적해 있는 2기신도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3기신도시보다 우선일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철호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기신도시 12곳 중 개발이 완료된 곳은 2곳(지난 9월 기준)에 불과했다. 개발이 완료된 곳은 대전 도안신도시,김포한강신도시로 각각 2012년과 2017년에 완료됐다.

2기 신도시 개발 현황./자료=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실

개발완료시점이 가장 늦은 곳은 양주신도시로 2025년에 개발 완료될 예정이며 양주신도시를 제외하고도 5곳(위례, 화성동탄2, 파주운정, 고덕국제화, 인천검단)이 2020년 이후에 개발이 마무리될 계획이다.

2기신도시는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서울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사업이 시작됐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2기신도시 개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또 다시 3기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일부 2기 신도시 열악한 교통 인프라...주민들 불편

2기신도시 일부 지역은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입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김포 한강신도시는 주변에 전철 자체가 없어 유일한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하면 서울 광화문까지 이동하기 위해 1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된다. 파주 운정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서울 광화문까지 차로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양주신도시 중 옥정지구는 지하철은커녕 광역버스도 없다. 2기신도시 중 서울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한 위례신도시는 지하철 8호선 장지역·복정역이 가까이 있지만 신도시 왼편에 치우쳐 있어 역을 가기위해 버스를 타는 주민도 많다.

2기신도시 건설 위치./사진=국토교통부

김포한강신도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김포도시철도는 개통시기가 오는 11월에서 내년 7월로 연기됐지만 내년 7월에서 4~5개월이 더 미뤄질 예정이다. 이에 김포에 거주중인 30세 청년이 ‘김포 경전철의 적시개통을 위한 행정감사 요청’ 국민청원이 올라와 7700명 가량이 동의하기도 했다. 위례신도시는 트램(일반 도로 위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을 설치해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연결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7월 민자사업이 최종무산됐다. 동탄과 파주 신도시를 이을 GTX-A노선은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지만 가능 여부가 불확실하다.

◆3기신도시 비용과 시간 필요...기존 신도시 개선이 우선일수도

3기신도시를 위한 예산과 시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부는 신도시를 위한 공공택지를 지정할 경우 기존 택지 소유자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

참여정부 때는 혁신도시와 2기 신도시 개발 등으로 5년간 103조 원의 토지보상금을 지급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뉴스테이와 행복주택 등의 공급을 위해 각각 117조 원, 68조 원의 토지보상이 이뤄졌다. 3기 신도시가 1·2기 신도시에 비해 서울 가까이 위치하는 것과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3기 신도시를 위한 보상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용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도 필요하다. 3기신도시의 주택 공급은 최소 4년 이후 시작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 택지 공급을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구 지정, 토지 수용, 기반시설 조성 등의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3기신도시 계획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도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인근에 무리한 신도시 추진보다는 기존 신도시에 대한 지원을 확충하고 교통 인프라 등을 개선해 매력도를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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