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배우 안효섭은 SBS 종영극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외모를 잠시 내려놓았다. 30~40도 폭염에 조정 연습을 하다 보니 까맣게 타는 건 물론 살이 9kg까지 빠졌다. 오히려 외적인 부분을 신경 쓰지 않으니 “연기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웃었다. 극중 조정부 에이스 유찬 역을 맡아 열아홉 살 고등학생의 순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외모보다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고 되고 싶다”고 했다.

-TV에 못생기게 나와서 속상했을 텐데.

“하하하. 그 모습도 내 얼굴 아니냐. 이번엔 외적인 부분은 신경을 거의 안 썼다. 조정복 입은 대로 살이 다 타고 땀 때문에 거의 화장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연기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초반에 조정부 선수처럼 보이려고 운동했지만, 촬영 하다 보니까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빠져서 아쉬웠다.”

-열아홉 살 연기 어렵지 않았냐.

“사실 되게 어려웠다. 물론 나도 고등학교 생활을 거쳤지만, 지금 스물네 살이다. 사회생활도 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어서 세상을 너무 많이 알지 않냐(웃음). 진짜 풋풋한 고등학교 때 모습에 집중하기 쉽지 않더라. 찬이 특유의 맑고 순수한 모습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여섯 살 연상 신혜선과 호흡은 어땠나. 짝사랑 경험 떠올리며 연기했나.

“성격이 털털하고, 사람을 다룰 줄 안다. 항상 챙겨줘서 혜선 선배랑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선배가 하는 연기를 보고 대본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선배는 항상 새로운 걸 보여줬다.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실제 짝사랑 경험을 살려서 연기해 어렵지 않았다. 당시 난 고백을 못하고 끝났는데, 찬이는 감정에 솔직하고 표현하는 방법도 알지 않았냐. 멋있고 대견해 보였다.”

-세 살 연상 양세종과는 삼촌과 조카로 나왔다.

“처음에는 조금 거리감이 있었다. 세종 선배는 딱 보면 자기만의 세상이 뚜렷하지 않냐. 첫 이미지가 다가가기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도 대본 자체가 삼촌, 조카 관계가 친근하고 뚜렷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선배가 장난도 많이 치고, 연기할 때 재미있는 표정도 짓고 즐겁게 촬영했다.”

-삼총사와 케미가 돋보였다.

“정말 사랑한다. 촬영 두 달 전부터 함께 조정 연습을 해서 친했다. 덕수(조현식)가 고등학생 얼굴이 아니라서 위화감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선배가 워낙 맑고 순수해서 학생처럼 잘 나오더라. 같이 연기 할 때 애드리보 많이 나왔다.”

-첫 주연 맡아 부담은 없었나.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어쨌든 작품에서 큰 비중을 맡고 스토리 끌고 가는 인물이니까 다른 선배들한테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스태프들에게도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부담감도 내 몫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준비했다. 솔직히 만족은 못한다. ‘찬이를 좀 더 잘 표현했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유가 없었고, 오버페이스 된 부분도 있었다. 찬이를 연기하기 위해 텐션을 끌어올렸는데, 연기 할 때 방해 돼 대사 전달이 가끔 안 되곤 했다. 표현하고 싶었던 게 허투루 나오기도 해 아쉬웠다.”

-이전보다 밝은 캐릭터였다.

“현장에 가면 기본적으로 텐션을 업 시켰다. 찬이는 에너지가 넘치는 학생이니까 항상 밝고 흥분된 상태로 연기했다. 가끔 오버페이스 됐지만, 찬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성격은 찬이와 많이 다르다. 처음에는 찬이 속으로 들어가는 게 어려웠는데, 방송 시작 후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편해졌다. 우리 드라마는 악역이 없어서 좋았다. 이렇게 예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드라마를 또 할 수 있을까 싶다.”

-유찬의 인생 모토는 ‘돈 띵크 필’(Don't think Feel)이였다.

“영어 못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또박또박 발음 한 거다. 나의 인생 모토는 ‘돈트 저지’(Don't judge), ‘함부로 판단하지 마라’다. 평화주의자인데,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지 않냐. 자기만의 기준이 있으니까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옳고 그름을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개인적으로 성장한 부분도 있나.

“찬이를 연기하면서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전에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는데, 무한긍정의 사나이 찬이를 닮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게 됐다. 나도 모르게 웃고 있더라. 주변에서 밝아졌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순수한 아이의 감정이 다시 느껴졌다. 전에는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해 경직된 상태에서 연기했는데, 이번엔 외적은 모습을 내려놓고 ‘진짜 유찬처럼 살아야 겠다’고 마음먹고 즐기면서 했다.”

-악플이 거의 없는 편이다.

“댓글을 다 본다. 전보다 많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좋은 댓글, 안 좋은 댓글 다 발전하라는 의미에서 받아들이고 열심히 찾아본다. 인신공격하는 분들은 익숙해져서 상처를 안 받는다. 악플 많이 없는데도 안 좋은 댓글만 보게 되는 것 같다. 좋은 댓글은 추천과 함께 ‘훈훈하다’ 이모티콘도 누른다. 누군지 모르지 않냐. 추천수가 49개이면 50을 찍고 싶다.”

-연기 보다 외모로 더 주목 받고 있는데.

“연기보다 외모로 주목 받는 게 부담감이자 고민이다. 스스로 ‘잘 생겼다’고 생각해서 연기를 한 게 아니다. 정말 연기를 하고 싶어서 배우가 됐는데, 외적인 부분에 시선이 쏠리니까 부담감을 느낀다. ‘비주얼적으로 충족을 못시키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는데, 이번 작품 하면서 부담감을 내려놓았다. 연기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물론 비주얼이 강조되는 캐릭터를 안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캐릭터 자체니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멋있게 나오면 당연히 좋다.”

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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