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분기 기준, 삼성중공업 목표 수주액에 57%·대우조선해양 목표 수주액에 63%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전 세계에서 선박 수주 실적은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해양플랜트 실적은 전무한 상황이다. 해양플랜트 실적에 따라 올해 수주 목표뿐 아니라 인력 구조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목표 수주액 달성은 물론 향후 인력 감축에 대비해 해양플랜트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950만3139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212척)를 수주해 중국(651만919CGT·307척), 일본(243만4193CGT·111척)을 따돌리고 전세계 선박 수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업체별 수주 실적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2018년을 약 3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에 한참 못미치는 실적을 내고 있다.

3분기를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은 104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해 수주목표(132억달러)에 79%를 기록하고 있어 목표 달성이 수월한 상황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수주목표 73억달러의 63%인 46억달러, 삼성중공업은 목표 수주액인 82억달러의 57%인 47억달러에 머물러있다.  자구계획에 따라 인력 감축이 예상되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으로선 남은 3개월 동안 해양플랜트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 삼성중공업 "일감 확보땐 구조조정에 긍정 영향"

삼성중공업은 인도 에너지기업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가 발주하는 릴라이언스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릴라이언스 프로젝트는 인도 동쪽 심해에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계약 규모는 20억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해양플랜트를 수주했지만, 추가 수주에 대한 절실함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조선 3사 가운데 올해 목표 수주액에 가장 못미치고 있을뿐더러 향후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면서 인력 감축 계획도 함께 내놨다. 1만4,000명의 인력 규모를 2018년 말까지 최대 40%(5600명)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3400명이 회사를 떠났고, 앞으로 약 2200명의 직원이 옷을 벗어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 측에선 아직 인력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하지만, 해양플랜트 수주 여부가 향후 인력 감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릴라이언스 프로젝트는 현재 2차 교섭에 들어간 상황으로 수주에 성공한다면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양플랜트 부문에 물량이 남아있지만 물량이 더 많아진다면 구조조정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건조 중인 대형 FPU( 부유식 해양 생산설비). /사진=연합뉴스

◇ 대우조선해양, 로즈뱅크 수주전에 총력

대우조선해양은 로즈뱅크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싱가포르의 셈코프라민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쳤으나 최근 미국 정유사 셰브론이 로즈뱅크 지분 40%를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인 에퀴노르에 넘기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카자흐스탄 TCO 프로젝트 이후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오지 못했다. 올해 수주 목표액 달성은 물론 잠재적으로 인력까지 축소해야 하는 대우조선해양으로선 약 20억달러 규모의 로즈뱅크 프로젝트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면서 "로즈뱅크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면 목표 수주액 달성은 물론 잠재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잡혀있지 않다. 향후 수주 실적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해양플랜트를 수주한다면 물량이 확보되기 때문에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명분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측에 따르면 로즈뱅크 프로젝트 입찰 결과는 연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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