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트룩시마, 네덜란드서 66% 시장점유율 기염
미국 내 리툭산 최초 바이오시밀러 등 긍정적 요소 많아
셀트리온 본사/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셀트리온이 개발한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트룩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FDA 항암제 자문위원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트룩시마의 품목 허가를 권고했다. 자문위원회는 FDA가 심사 중인 의약품의 품질, 안전성, 경제성 등에 대한 종합 의견을 제시하는 독립 기구로 FDA는 이를 토대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트룩시마는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이 개발해 로슈가 판매 중인 ‘리툭산(국내 제품명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다.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및 류마티스관절염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미국 진출 앞둔 트룩시마 “유럽선 잘 나가네”

트룩시마는 지난해 2월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허가를 받은 뒤 같은 해 4월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까지 트룩시마가 판매되고 있는 유럽 국가는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스웨덴, 핀란드 등 총 18개국이다.

유럽에 도착한 트룩시마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해외 판매 사업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트룩시마는 네덜란드에서 6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오리지널을 뛰어넘었다. 이밖에 영국 시장의 56%, 오스트리아 40%, 프랑스 26%, 이탈리아 22%, 독일 16%를 점유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849억원으로 지난 2분기 셀트리온의 간판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매출을 꺾었다.

트룩시마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20~30% 낮은 가격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고, 경쟁 제품도 산도즈의 ‘릭사톤’이 유일하기 때문에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램시마 고전했던 미국 시장…트룩시마는 어떨까

트룩시마/사진=셀트리온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리툭산의 미국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이다. 현재 미국에 리툭산을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없다.

트룩시마가 유럽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런 흐름이 미국에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의약품 관련 제도 등 시장 전반이 유럽과 다르기 때문이다.

트룩시마보다 앞서 미국에 진출한 램시마 또한 출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6년 하반기에 미국에 입성한 램시마는 가격을 35% 인하했음에도 1년 동안 시장 점유율 1.7%만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유럽에서는 1년 만에 15%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셀트리온 측은 램시마의 초반 고전을 이유로 트룩시마의 성공 가능성을 점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유럽과 달리 의약품이 사보험 제도에 따라 공급된다”며 “유럽에서는 입찰에서 이기면 전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할 수 있지만 미국은 보험사에 약이 등재돼야 하고 보험사와 연결된 병원과도 접촉해야 한다”고 초반 고전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2분기 기준 램시마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8.1%다. 유럽보다는 더디지만 꾸준한 성장 곡선은 그리고 있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램시마가 미국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한 것처럼 트룩시마도 성장세를 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인 리툭산의 시장점유율이 램시마 오리지널 레미케이드보다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도 언급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레미케이드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항체치료제의 경우 미국에서 점유율이 60~80% 수준이지만, 리툭산과 같은 항암제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30~50% 수준으로 다소 낮다”며 “미국의 사보험사가 더 저렴한 바이오시밀러(트룩시마)를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유럽과 시장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FDA 승인 시 트룩시마는 미국에 출시되는 첫번째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라는 점,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 등도 트룩시마의 미국시장 성공을 점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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