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남인순 의원 "환자 목숨 볼모로 약값 인상한 셈"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간암 치료제 리피오돌 약값을 5배 올려달라며 공급중단 사태를 빚은 게르베코리아의 강승호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 일반증인으로 참석한 강승호 대표는 환자 생명을 담보로 약가를 협상했다는 비판에 “리피오돌 공급중단 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게르베코리아는 지난 3월 간암 대표 치료법인 ‘경동맥화학색전술’에 사용되는 치료제 리피오돌의 가격을 500% 인상해달라며 공급중단을 선언했다. 리피오돌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기에 간암 수술이 미뤄지는 등 의료 현장에서는 혼란이 야기됐다. 사태는 복지부가 리피오돌 약값을 5만원대에서 19만원으로 인상하며 마무리됐다.

이날 강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남인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약가협상 과정에서 공급문제가 제기됐는데, 게르베는 환자 생명을 담보로 협상에 나서면서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게르베 측은 약가 협상 과정에서 보건당국이 원가 보전 및 추후 인상 협의를 제안했는데 받아들이지 않고 제한적 공급만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며 "이것은 결국 환자 생명을 담보로 약가 인상을 얻어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강 대표는 "최근 해당 제품에 수요가 몇 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급증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공급 후순위 국가로 밀렸는데 복지부와 적정 가격에 대해 협의를 해왔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물량공급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올해 게르베 본사에서 한국지사가 공급받는 가격이 차이가 있냐는 질문에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을 회피했다.

남 의원은 "제약사인 만큼 약가 인상은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지만 환자의 목숨을 볼모로 보건당국과 협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리피오돌이 아닌 독점적 지위를 지닌 글로벌 제약사들을 통해 재발할 수 있는 문제다. 보건당국은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지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