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美 재무부 환율보고서 전후로 위안화 '약세'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12일 10월 들어 처음으로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하락한 가운데,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이 1155원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재무부가 다음 주 초 발표하는 환율보고서 전후로 위안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연합뉴스

◆ “원·달러 환율, 1150원대에서 등락”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강(强) 달러’가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한금융투자는 재무부 환율보고서 경계 속에 강 달러가 진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 환율 반기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강 달러 진정 분위기가 연장될 전망”이라며 “다만 이탈리아 예산안 이슈와 신흥국 자본 유출 우려 등 강 달러 촉발 요인이 잠재해 달러화 하방 기조는 경직적”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올해 미국 경제를 주도한 설비투자가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등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며 국채 금리 및 달러화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전망이나, 신흥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신흥국 자금흐름에 대한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자금이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과거 KIS 머니맵 확산지수 하락 사이클에서 원·달러 환율이 평균 3.9% 상승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후 1155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흥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신흥국 자금흐름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및 통화량 축소를 주장)적 발언 이후 금융시장 탠트럼(tantrum·금융시장 발작)은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벗어났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중 무역갈등에 시달리는 중국이나 경기 및 정책 부담이 있는 한국은 여진이 좀 더 지속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이에 원·달러 환율도 기존 예상 경로 대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다만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 18개월간의 박스권 상단에 해당하고 경상수지 흑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외화 건전성에 큰 이슈가 제기되지 않기 때문에 환율이 더 오를 위험은 제한적이라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 ‘위안화 약세’ 보일 듯”

KB증권은 미국 재무부가 다음 주 초 발표하는 환율보고서를 전후로 외환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기로 잠정 결론짓고 이런 의견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재무부 관리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이렇게 보고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이 이를 수용하면 중국이 관찰대상국으로 유지되고, 이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더라도 중국 위안화의 약세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KB증권은 “미국의 통상압박이 더욱 강화될 것이며, 이른 시일 내에 타협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내수부양과 금융안정 조치에도 경기둔화 및 시장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과거에도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 중국 위안화 등 관찰대상국 통화는 약세로 선회했다는 점을 들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의 약세는 신흥국 통화와 중국 경제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 원화에도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위안화 가치가 안정될 것으로 봤다. 동시에 원·달러 환율이 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간 무역 협상 가능성이 재차 확대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대신 중국도 위안화의 추가 절하를 억제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 이번 주 주요 일정은

삼성증권에 따르면 다음 주에는 미국에서 9월 소매판매(15일), 10월 NAHB 주택시장지수(16일), 9월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 건수(17일), 기존주택판매(19일)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9월 소매판매는 전체 판매가 전월대비 0.7% 증가해 8월의 0.1%에 비해 상승 폭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핵심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4%로 8월의 0.1%에서 개선되어 견고한 민간소비 증가세를 확인시켜줄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18일 9월 수출입과 19일 소비자물가가 발표될 예정이다. 9월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월대비 2.5%와 14.0%로 8월의 6.6%와 15.4%에 비해 둔화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headline·헤드라인)과 근원물가(core·코어)는 각각 전년대비 1.3%와 1.0%로 8월과 유사한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어서, 일본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9월 생산자 및 소비자물가(16일),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와 3분기 GDP(19일)가 발표될 예정이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는 전년대비 6.6%로 2분기(6.7%), 1분기(6.8%)에 비해 소폭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중국 경제지표에서 주목할 부분은 중국 정부의 재정긴축 완화와 잇따른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의 효과가 10월 이후 얼마나 지표 반등을 이끌지 여부가 될 것이다.

15일(월) : 미국 9월 소매판매

16일(화) : 미국 10월 NAHB 주택시장지수, 중국 9월 생산자 및 소비자물가

17일(수) : 미국 9월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 건수

18일(목) : 일본 9월 수출입

19일(금) : 미국 기존주택판매, 일본 소비자물가,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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