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반말로 할까요 존댓말로 할까요? 예의바르게 먼저 말씀 드리고 친근하게 갈게요. 사랑해요. 사랑해."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학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그룹 H.O.T.의 단독 콘서트 '포에버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져스'가 진행됐다. 이번 콘서트는 H.O.T.가 2001년 2월 27일이 이후 무려 17년 여 만에 연 공연으로 개최 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우린 절대 떨어지지 않아요"라던 17년 여 전의 약속을 이제야 지키게 된 멤버들. 이들은 올림픽주경기장을 가득 채운 5만 여 팬들을 바라보며 "그 때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우릴 지켜준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뭉클한 심경을 표현했다.

1집 타이틀 곡 '전사의 후예'로 힘차게 문을 연 공연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늑대와 양', '열맞춰', '아이야', '아웃사이트 캐슬' 등 정규앨범의 타이틀 곡 무대를 비롯해 21곡의 세트리스트가 공연을 꽉 채웠다. 오랜만의 무대에 에너지가 넘치는 듯 H.O.T. 멤버들은 무려 오프닝 6곡을 소화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

리더 문희준은 "2001년 이 곳에서 공연을 할 때 내가 우리를 대표해서 '우린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얘기했는데, 다시 이 무대에 서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17년 동안 추억을 못 쌓은만큼 오늘 많은 추억을 갖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우혁, 토니안 등 다른 멤버들은 "이 자리에 서 있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며 "감격스럽다는 말 외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2시간 안에 실감하기에 각자 활동했던 17년이란 시간이 그리 짧지 않았던 이유일 터. 강타는 이후 "홀로 서 있을 떄 많이 외로웠기 때문에 이 자리가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개인 무대에서도 많이 공을 들인 게 느껴졌다. 장우혁은 무대는 물론 영상으로도 관객들의 시선을 훔쳤고, 토니는 신곡 'H.O.T. 나이트'를 이번 공연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강타는 지난 2001년 콘서트 당시 솔로 무대에서 불렀던 팝스타 리차드 막스의 '라이트 히어 웨이팅'을 다시 불러 감동을 선사했다. 이재원은 솔로 곡 '아임 소 핫'과 jtL(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의 1집 타이틀 곡 '어 베러 데이'를 불렀는데, jtL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일부 관객들은 H.O.T. 해체 직후의 옛 생각을 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GO! H.O.T.!', '캔디', '빛'으로 앵콜 무대를 모두 마친 뒤에도 관객들과 H.O.T. 멤버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 했다. H.O.T. 멤버들은 "이게 정말 준비한 공연의 다"라면서도 "스태프 분들이 가능하다고 하면 '빛' 후렴 부분이라도 한 번 더 부르고 들어가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빛' 후렴 부분은 공연장에 3, 4번이나 다시 울려퍼졌다.

강타는 "사실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는 말을 다 믿진 못 했다"며 "오늘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고 보니 그 말이 믿어진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지난 시간 동안 H.O.T.의 재결합을 간절히 원했다는 뜻이다. 솔로로 신곡을 낸 토니안은 "우리 다섯 명의 음원이면 좋았겠다"면서 "아직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그 날이 올 때까진 개별 음원을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함께 뭉치는 기회가 더 자주 있었으면 한다"는 희망을 남기며 17년 여 만의 귀환을 따뜻하게 마무리했다.

사진=솔트이노베이션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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