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확률형 아이템, ‘국감거리’ 맞나
게임 확률형 아이템, ‘국감거리’ 맞나
  • 팽동현 기자
  • 승인 2018.10.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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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에 좌우되는 아이템...'사행성' 놓고 공방 예상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왼쪽),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오른쪽)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왼쪽),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한스경제 팽동현 기자] ‘확률형 아이템’이 다시금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자칫 또 다른 규제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면서도, 과연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서 다룰 주제로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오는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확률형 아이템은 일정 금액을 투입해 아이템을 얻을 때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게임 이용자가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이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달 들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확률형 게임 규제, 될 때까지 갑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손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이라면서 그 사행성을 문제 삼은 바 있다.

◆ ‘게임’은 ‘도박’인가?

학계에서는 ‘게임’이라는 용어의 기원을 ‘스포츠’에서 찾기도 한다. 게임과 스포츠 모두 ‘놀이’와 강한 연관성을 지닌다. 또 합의된 ‘규칙’을 바탕으로 결과를 ‘알 수 없는’ 승부를 가려 보상을 얻는 데 재미를 느낀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확률’적인 요소를 지닌다는 공통점이 있다. 월드컵 때만 되면 검색순위에 등장하는 ‘경우의 수’부터 각종 추첨까지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비디오게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인간과 컴퓨터, 인간과 인간 사이의 ‘놀이’ 과정에서 재미를 부여한다. 현재 문제를 지적받는 확률형 아이템 대부분은 ‘뽑기(가챠)’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제공되고 있고, 이 또한 고전적인 놀이방식 중 하나다. 다만 지나치게 확률적인 요소에 기대게 만들거나 현금 등 현실적인 가치로 환산할 수 있다면 ‘노름’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즉 게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뭐든 그렇듯 지나친 게 문제다.

◆ 국산게임만 확률형 아이템이 문제?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에 확률형 아이템 관련해 문제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국내 게임사들은 부분유료화 사업모델을 선도적으로 도입, 게임은 기본적으로 무료로 제공되지만 아이템 등의 유료 결제 시 추가적인 혜택을 줌으로써 게임 내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이 가운데 확률형 아이템은 한정된 소재로도 수익 창출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게임사들의 매출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해왔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이용자마다 그 획득까지 소요되는 비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아이템이 게임 진행에 필수적이거나, 밸런스에 영향을 줄 정도로 우월하거나, 획득 확률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 종종 문제가 돼왔다. 그간 인기를 얻은 국산게임에서 랭커에 오른 이들 중에 이러한 아이템 하나에 수백만원 이상을 투자하고서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계만이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 게임사 이펀컴퍼니는 한국에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 ‘삼국지M’에서 ‘장수카드’ 획득 확률 관련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당초 공개한 수치에서 조정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던 확률이 운영진의 실수로 앞당겨 열린 이벤트를 통해 조정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고, 또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아이템을 무리하게 회수하면서 이용자들의 원성을 샀다. 게임사부터 ‘규칙’을 어긴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 임원을 국정감사에 불러 확률형 아이템을 논하는 것을 두고 그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만약 관련 규제가 추진된다 해도 과거 ‘셧다운제’처럼 외산 게임에는 적용이 어려울 수 있어, 마찬가지로 결국 국내 게임업계만 피해를 입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자정에 나선 국내 게임업계

게임업계에서는 자정과정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 관련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산업협회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 자율규제 적용 대상을 플랫폼이나 등급의 구분 없이 모든 게임물로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해당 규제 시행 전에 ‘2018 게임이용자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알고 있는 PC게임 이용자 중 52.2%, 모바일게임 이용자 중 47.3%가 자율규제 강화 시행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강화 시행 이후 달라질 확률 공개 방식에 대해 PC게임 이용자 중 67.5%, 모바일게임 이용자 중 71.5%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국감이라는 도마 위에 올리기 전에 이러한 업계의 자정 노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만을 문제로 삼는 것은 업계 종사자로서 다소 억울하다. 가챠, 소위 뽑기는 아주 예전부터 내려온 오락의 하나일 뿐”이라며 “다만 이를 자극적으로 과하게 넣는 일부 게임에 대해 이용자들을 비롯해 업계에서도 자정의 목소리가 있어왔다. 이를 반영한 내용은 최근 나온 게임들의 BM구조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의 재미를 위한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면서 “적절한 수준에서 이용자와 게임사가 만족할 만한 밸런스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