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그야말로 TMI(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과 그의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이 그 주인공이다. 자살 소동부터 부부싸움, 이혼에 이르기까지 쉴 새 없는 사건사고와 심경 고백으로 대중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

낸시랭은 지난 해 12월 위한컬렉션 왕진진 회장과 혼인신고를 했다며 결혼 발표를 했다. 하지만 왕진진은 고(故)장자연 편지 위조, 사기 혐의, 사실혼, 전자발찌 착용 등 여러 문제에 휩싸이며 논란이 됐다.

이에 두 사람은 같은 달 30일 기자회견을 열며 억울함을 주장했으나 비난 여론은 쉽게 식지 않았다. 남편 왕진진을 감싸기 위해 낸시랭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의 인권 상황이 엉망이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대중의 싸늘한 시선에도 마치 영원할 것 같은 사랑을 과시했던 두 사람은 결혼 10개월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왕진진은 지난 4일 낸시랭과 부부 싸움 도중 창문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낸시랭은 왕진진을 폭행 혐의로 신고했으며 그의 폭언, 폭행, 감금을 폭로했다. 왕진진은 10일 자택 화장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또 병원 사진을 공개하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두 사람은 이혼 사유를 두고 상반된 주장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이혼 절차를 밟기 위해 법률 대리인을 고용한 상태다.

왕진진은 언론 매체를 통해 지난 해 12월 기자회견 후 낸시랭과 이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여러 의혹들을 해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으나 오히려 더 거센 비난을 받게 된 후 공격 받는 낸시랭을 위해 헤어지기로 마음먹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 때마다 낸시랭이 자신을 붙잡았다는 주장이다. 왕진진은 낸시랭의 마음이 변한 것은 억대 채무 때문이라고 밝혔다. 낸시랭의 명의로 된 부동산을 담보로 4억 원의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하려고 했으나 사기를 당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낸시랭의 말은 달랐다. 낸시랭은 진짜 이혼 사유는 왕진진의 폭행, 폭언, 감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낸시랭은 “(왕진진이) 내 명의 집을 담보로 수억대 사채 빚을 얻어 사업 자금으로 썼지만 수입은 전혀 없었다”며 “이 사회에 필요한 일꾼이 되길 바랐지만 돌아오는 것은 불어난 이자와 생활고, 연대보증 피해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낸시랭은 “남편은 내 앞에서 거짓이 밝혀지고 민낯이 드러날 때마다 나를 위협하고 폭언과 감금·폭행으로 대처했다. 그 수위가 점점 높아져 여성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돼 결국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왕진진은 낸시랭을 감금한 적은 절대 없다며 “낸시랭과 오해를 풀려고 했지만 그녀의 주위 사람들로 인해 우리 두 사람의 사이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빚 문제를 해결하고 어깨가 서로 홀가분해지는 그 때 관계를 정리하려했다”며 “그런데 10월 5일부터 낸시랭의 태도가 돌변했다. 책임질 건 다 책임진다는 공증과 함께 동시 이혼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낸시랭은 12일 자신의 SNS에 “내가 선택한 잘못된 결혼과 사랑인만큼 누구 탓도 없이 힘들어도 감당할 것”이라며 “책임져야할 부분들은 책임지면서 앞으로 조용히 내 아트와 미술 작품에만 전념하며 열심히 살겠다”는 각오를 밝혔으나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 업계관계자는 “왕진진은 병원 사진까지 공개하며 동정론을 형성하려고 하는 듯하지만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왕진진과 낸시랭은 시작부터 많은 우려를 샀다. 두 사람의 일은 조용히 해결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