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힐링'이어 '소확행' 시대…시청자들에 공감

[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예능 프로그램에도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ㆍ일과 삶의 균형) 바람이 불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워라밸 열풍 불면서 이를 반영한 프로그램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sky drama와 채널A ‘식구일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주말사용설명서’가 대표적이다. 워라밸을 소재로 한 예능 트렌드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식구일지’

‘식구일지’는 ‘저녁이 있는 삶’의 의미를 되짚어주고 있다. ‘식구일지’는 온 가족이 모여서 저녁 한 끼 먹기 힘든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워라밸을 응원하고 시대적인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프로그램. 요즘 가족과 식사는커녕 한 번의 눈맞춤, 한마디 대화도 하기 힘든 세상에 힐링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고 있다. 김성주와 소유진이 MC를 맡고, 배우 박준규, 예원, 모델 장민 가족이 30일간 7시 ‘홈밥(home+밥)’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장소, 음식 상관없이 가족 모두가 7시에 모여서 밥을 먹어야 한다. 7시 정각이 됐을 때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라도 없으면 도전에 실패하며, 성공한 가족에게는 현금 1000만원이 상금으로 주어진다. 하지만 평일 오후 7시에 매일 가족이 모여 식사하기란 쉽지 않았다. 예원은 “원래 저녁을 먹을 때 TV 보고, 휴대폰도 만지고 말이 별로 없었는데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됐다”면서 “예전에는 가족이 서로의 일과도 잘 몰랐지만 30일간 미션에 도전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했다.
 
‘유 퀴즈 온더 블럭’

‘유 퀴즈 온더 블럭’은 예능 프로그램 최초 1일 8시간 근무를 내세웠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MC 유재석과 조세호가 일상 속 숨어있는 퀴즈왕을 찾아 다니는 길거리 퀴즈쇼. 첫 방송에서 유재석은 “요즘 워라밸이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 우리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퀴즈왕을 찾는다. 오후 6시에 녹화를 종료할 것”이라고 알렸다. 일반 직장인들과 같이 오전 9시에 촬영해 오후 6시 녹화를 종료하는 워라밸을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유 퀴즈 온더 블럭’은 지난해 MBC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기획한 ‘길거리 토크쇼 잠깐만’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유재석은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종일 길거리를 누비며 시민들과 소통했다. 반면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워라밸에 초점을 맞춰 출근길 직장인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택시기사, 거리 점포 어르신까지 다양한 시민들과 소통했다. 이와 함께 오후 6시가 되면 바로 녹화를 종료하는 진행방식은 퀴즈를 푸는 상황과 맞물려 재미를 더했다. 대본 없이 진행되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경우 녹화 시간을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과거 10시간 넘게 녹화가 진행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한 방송 관계자는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실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방송가에도 워라밸이 점차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주말사용설명서’

‘주말사용설명서’는 워라밸 시대 주말 지침서로 떠올랐다. 개그우먼 김숙, 배우 라미란, 모델 장윤주, 배우 이세영이 뭉쳐 주말을 어떻게 보내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200% 활용법을 제안한다. 노는 법을 잊은 김숙부터 TV중독 라미란, 일 중독 장윤주, 혼자 놀기의 달인 이세영까지. 이들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한 번쯤 꼭 따라 하고 싶은 핫한 주말 계획을 제안해 공감을 얻고 있다. 요즘 핫한 여행지는 물론 힐링 아이템 등으로 바쁜 일상 속 현대인들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고 있다. 김인하 PD는 “많은 분들이 워라밸을 중시하는 시대가 된 만큼 ‘주말사용설명서’를 보면서 같이 즐기면 좋겠다”며 “매 회 어디를 가는 여행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주말에 할 수 있는 걸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워라밸 예능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는 대중들의 소확행 심리와 맞물린 결과다. 요리, 여행 등 힐링 프로그램에 이어 워라밸 예능이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라며 “연예인 및 연예인 가족들의 사생활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평범한 일상과 소소한 행복, 삶의 애환 등을 녹여 대중들이 더욱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sky drama, tvN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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