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K건설, 이윤 12.2%→15% 추구…설계변경 의혹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SK건설의 라오스댐 사고를 두고 설계 변경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려 했다며 "탐욕이 낳은 인재(人災)"라고 주장했다. 

SK건설의 라오스댐 프로젝트 실행계획. /사진=김경협의원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실은 지난 7월 수백 명의 사망·실종자를 발생시킨 라오스댐 사고는 늦은 착공에도 불구하고 조기 완공을 유인한 2000만달러 인센티브 보너스, 시공사 SK건설의 설계변경 등을 통한 과도한 이윤추구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김 의원이 라오스댐 사고와 관련하여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 한국서부발전이 제출한 각종 국정감사 자료와 시공사 SK건설의 2012년 집중경영회의 문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김 의원이 입수한 2012년 11월 4일 작성된 라오스 프로젝트 실행계획 제목의 SK문건에 따르면 라오스댐 시행사인 PNPC는 2012년 8월 29일 공사비를 6억8000만달러로 하는 주요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했다. 

합의서에는 공사금액 외에도 SK건설에 관리비 및 이윤으로 8300만 달러(공사비의 12.2%)를 보장한다는 내용과 V/E(Value Engineering, 최소 비용으로 일정한 가치를 얻도록 설계를 변경) 권한을 전적으로 SK건설에 부여하고 그에 따른 공사비 절감액 2800만 달러는 SK건설측 몫으로 하며 조기 완공시엔 별도의 인센티브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후 SK건설은 집중경영회의를 개최하고 합의서 체결로 확보한 설계 변경권을 최대한 활용해 관리비·이윤을 1억200만 달러(공사비의 15%)까지 더 확보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댐의 형식과 축조재료 변경, 사면 경사 조정 등을 통해 공사비를 추가적으로 절감하고, 2013년 4월로 예정된 댐 공사 착공을 지연해 다른 출자자들(LHSE, 한국서부발전, 태국 RATCH사)의 금융비용 부담을 압박해 조기완공 인센티브 보너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SK건설은 공사가 늦게 시작했음에도 예정대로 담수를 시작해 2000만달러의 인센티브를 챙겼다. 김 의원은 "담수 보너스 수령에 집착해서 늦은 공사시작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담수를 시작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SK건설이 설계변경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려고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SK문건 속 보조댐 5개의 높이는 10~25m인 반면 실제 시공에선 3.5~18.6m로 시공됐다. 김 의원은 "실시설계를 SK가 직접 수행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전략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의원은 "라오스댐 사고는 설계 변경까지 감수하면서 이윤과 조기담수 보너스를 챙기려는 SK건설의 과도한 욕심이 낳은 총체적 인재임을 확인했다"며 "국정감사에서 정부나 감사원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국회에 제출한 지난 2012년 서류는 설계 검토 전 논의된 사항을 그려 본 가설계안으로 설계 단계에 참고만 할 뿐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자료"라면서 "이 서류와 실제 설계도와 비교를 하기 전 설계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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