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6년 이후 수주 금액 300억달러 못넘겨...올해도 '힘들 듯'
국내 주택에 집중해 해외 경쟁력은 '약화'
김현미 장관, UAE·쿠웨이트·카타르 방문 등으로 지원 나서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몇 년간 부진에 허덕이던 해외건설 업계 현황이 올해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도 4분기로 접어든 현재 연초 기대했던 ‘해외건설 수주 300억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외건설 업체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에 정부가 해외건설 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직접 중동 지역을 방문하고 건설 수주 지원, 협력 강화 활동 등을 펼친다.

▲해외건설 수주, 2014년 이후 ‘내리막’

15일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수주통계 자료에 따르면 해외건설 업체의 해외 건설 계약은 2014년 이후로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4년 660억달러였던 계약금액은 2015년 461억달러, 2016년 282억달러, 2017년 290억달러 등으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올해는 지난 12일 기준 223억달러의 계약을 수주해 지난해 동기간 대비 0.5%증가(2017년 222억1000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해외건설의 총 계약금액은 300억달러를 넘기지 못한 채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수주가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 수주 현황./자료=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 시장 악화로 폐업하거나 등록을 취소하는 건설업체도 늘고 있다. 2009년 914개로 신고됐던 해외건설업체는 2014년 740개로 줄어든 이후 급격히 감소해 현재 297개 업체만 남았다.

해외건설업체 신고현황./자료=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건설업체들이 시장 상황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하거나 여러 건설 면허 중에서 해외건설 등록을 취소하고 있다”며 “특히 중소규모 업체들은 자금 부족 등으로 건설업을 영위하기 힘든 요즘이다”고 말했다

▲국내 주택시장에 집중했던 건설사들...해외 경쟁력 약화

해외건설 수주는 2006년 이후 활기를 띄어 2010년에는 계약금액이 716억불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이 국제 건설 수주 환경 변화에 따라 가지 못하고 수주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최근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시장에만 집중하며 수주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2015년 이후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해외시장이 악화되자 국내 건설사들은 실적 악화를 우려와 국내 주택시장 호황기로 인해 주택사업에 집중했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 부진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안정적인 재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해외시장보다 국내 주택사업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취했던 국내 건설사들은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최근 해외 건설시장 발주형태는 단순 도급형에서 민관협력사업(PPP)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PPP사업은 민간기업이 공공인프라를 건설하고 운영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PPP사업은 시작부터 시공자의 자금 동원 능력이 중요하고 위험부담이 크다. 정부는 지난 7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설립해 해외건설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나타나는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KIND가 PPP사업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최대 자금이 600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시장에서 애매한 시공·설계능력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들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수요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형 프로젝트경우 국가가 보증을 서거나 차관을 해주는 파이낸싱이 수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김현미 장관, 해외건설 지원 위해 중동 3국 방문

이날 김현미 장관은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 15일부터 19일까지 4박5일 동안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3국을 방문하고 금융조달과 기술협력을 포괄하는 건설협력 및 수주지원 활동을 펼치기 위해서다. 김 장관의 이번 출국에는 KIND, 수출입은행 등 해외건설 정책금융기관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공항공사 등 인프라 공기업, 건설·인프라 분야 민간 기업들로 구성된 지원단이 동행한다.

김 장관은 먼저 UAE를 방문해 양국 간 협력 관계가 실질적인 사업 수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지 진출 기업들과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발주가 예상되는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자 한다.

쿠웨이트에서는 쿠웨이트 주택부 장관, 공공사업부 장관 등과 면담을 통해 ‘압둘라 신도시’ 건설, ‘쿠웨이트 공항’ 운영 등에 쿠웨이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유도해 성공적인 추진을 돕고자 한다. 압둘라 신도시는 중부차원의 사업발굴과 협의·지원을 통한 스마트시티 첫 수출사례로 약 40억달러 규모의 4만세대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현재 LH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쿠웨이트 공항은 현재 인천공항공사가 위탁운영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을 개최 준비 중이다. 이에 김 장관은 압둘라 알 타니 카타르 총리 예방과 교통부 장관 면담을 통해 도하 메트로 그린라인(약 10억달러 규모)과 하마드 국제공항 확장(약 80억달러) 사업 등에 국내 건설사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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