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LPGA 전인지ㆍ박성현과 KLPGA 안신애... 스타 골퍼 팬덤의 두 얼굴
[기자의 눈] LPGA 전인지ㆍ박성현과 KLPGA 안신애... 스타 골퍼 팬덤의 두 얼굴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8.10.16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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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안신애와 LPGA 전인지(오른쪽). /사진=안신애 인스타그램
KLPGA 안신애와 LPGA 전인지(오른쪽). /사진=안신애 인스타그램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때 얘기다. 선수들은 경기 후 퍼팅 그린을 지나 숙소로 향하는 데 20대인 미모의 A선수는 한 중년 남성 갤러리로부터 기념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다. 이 남성은 지인에게 카메라를 맡겼고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선수에게 밀착한 뒤 둔부에 오른손을 대려 했다. 뒤에서 이를 본 보안요원은 서둘러 남성의 손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러한 과정을 알지 못한 선수는 중년 남성을 자신의 ‘팬’이라 생각하고 이후 자리를 떠났다. 늦은 시각이었던 터라 현장엔 인적이 드물었다. 기자와 보안요원이 거의 `유이한` 목격자였다. 팬을 가장한 갤러리의 음흉한 행동에 기자는 적잖게 놀랐다.

1년 뒤인 지난 14일 전인지(24)는 대회 우승 후 악성 댓글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참기 힘든 속상한 말을 듣고 아무리 반응하지 않으려고 해도 가슴에 콕 박혀 머리에서 떠나지 않더라. 내가 그 말에 반응한다는 게 더 한심하고 미웠다. 너무 무서웠다"며 악성 댓글로 인한 그간의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미녀골퍼’ 안신애(28)는 지난해 한국스포츠경제에 연재한 ‘안신애의 필드 다이어리’에서 “상처만 받게 되는 댓글들이 있다. 음담패설에 가까운 댓글들인데 너무 야해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인 그런 댓글들을 읽으면 여자로서 수치심을 많이 느끼게 된다”고 했다.

올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역대 최다 관중인 6만8047명을 동원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인지, 박성현(25) 팬들의 응원은 대회의 또다른 관전포인트였지만 정작 우승한 선수는 일부 팬들의 경솔한 댓글과 행동 등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스포츠심리 전문가인 김병준 인하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악성 댓글의 내용은 선수보단 댓글을 단 자신의 문제가 투영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상에서의 문제와 스트레스, 자신에 대한 콤플렉스 등이 댓글이라는 수단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예인의 존재 이유 중 하나가 팬이듯이, 스포츠 선수 역시 자신을 지지해주는 팬들로 인해 CF를 촬영하고 후원을 받는 등 큰 부수입을 얻는다. 다만 일부 팬들의 과욕과 소유욕, 몰상식한 행동은 선수들을 오히려 병들게 하고 있다. 골프 스타 팬덤의 두 얼굴이다.

전인지 등 인기 골퍼의 팬클럽 카페 회원 수는 1만 여명에 달한다. 규모에 걸맞게 질적으로도 성숙한 팬덤이 필요하다. ‘안티 팬도 팬’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신사 스포츠’이자 ‘멘탈 스포츠’ 골프를 대하는 선수에겐 지나치게 가혹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