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주 52시간 근무 시행 100일째. ‘저녁이 있는 삶’ 갖게 된 직장인들이 늘면서 공연계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효과는 ‘아직’이라는 평가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의 ‘저녁’을 얻기 위해 공연계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 ‘회전문 관람’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문제

주 52시간 근무제로 여가 시간이 늘어났음에도 공연장으로 향하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장 관계자들은 공연계가 돌아가는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위치, 높은 티켓 가격 등이 공연에 대한 진입장벽을 만들어 공연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현재 한국 공연계는 ‘회전문 관람’에 의존하고 있는 경향이 크다”고 꼬집었다. ‘회전문 관람’이란 이미 그 공연을 한 번 봤던 사람이 2번, 3번 더 공연장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관객들을 위한 재관람 할인 혜택과 이벤트 등도 각 공연마다 마련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관객들의 ‘회전문 관람’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재관람을 하는 관객들 위주로 혜택과 이벤트를 짜고, 그들에게 의존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인, 4인 가족이 나들이로 공연 관람을 기획했다고 했을 때 이들이 지출해야 할 비용을 생각해 보라. 그러면 많은 이들이 여가 생활에 공연을 추가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공연은 일단 한 번 봐야 그 매력을 알 수 있고, 다시 볼 마음이 생긴다. 때문에 공연계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지금은 새로운 관람객을 유치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중ㆍ소형 공연에 대한 지자체 지원 확충 필요

집이나 직장 근처 등 편한 곳에서 관람할 수 있는 영화와 달리 공연장은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거리에 있다는 것도 약점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52시간 근무로 일찍 퇴근을 하게 됐다고 해도 공연장이 1~2시간 거리에 있다면 거기까지 또 어느 시간에 가겠느냐”면서 “특히 공연 시설이 많지 않은 지방의 경우 이런 문제는 더하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가 제안한 해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확충이다. 지리적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티켓값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보통 지방 투어를 펼치는 공연의 경우 지금은 대규모가 많지 않느냐”면서 “그렇게 규모가 크고 유명 스타가 출연하는 공연의 경우 지자체에서 지원을 굳이 하지 않아도 관객들이 흥미를 느끼고 공연장을 찾는다. 때문에 큰 공연 하나를 지원하는 것보다는 중ㆍ소형 규모의 공연 여러 편을 나눠 지원하는 게 관객들의 입장에서도 공연을 친근하고 가깝게 느끼도록 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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